“학교에서는 죄스러운 마음으로 부탁을 드리고 학부모는 마지못해 참여하거나 불참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지난해부터 학교폭력 대책자치위원회를 연 4회 의무 개최하고 있는 것과 관련 학교실정을 모르는 탁상행정이라는 볼멘소리가 일선 교사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학생간의 폭력사태를 예방하고 줄이기 위해 마련된 취지와 내용은 좋으나 일선학교의 실정은 모르는 조치라는 것.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만 많이 연다고 폭력이 없어지는 것도 아니고 개최 횟수보다 구성원의 노력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서울 소재 L 모 교사는 “요즘은 거의 맞벌이 부부다 보니 학부모가 학교에 1번 나오기도 힘이 든다”면서 “특히 작은 학교에서는 각종 위원회에 학부모가 겹쳐 활동을 하기 때문에 각종위원회에 참여하기 위해 학교에서는 죄스러운 마음으로 부탁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실제 교육부지침에 따르면 위원회에 참여하면 수당을 주도록 되어있다”면서 “우리나라 초·중·고 학교 수 1만2,000여개 교를 계산하면, 학폭위 외부위원이 학교당 최소 6명으로 약 7억2천만 원, 점심 비용이 8억4천만 원 1회 개최하는데 15억6천의 예산이 소요되고 있다”고 밝혔다.

지방의 K 모 교사는 “시골의 조그마한 폭력이 없는 학교에서 의무적으로 개최한다는 것도 시간적, 경제적으로 낭비라고 본다”면서 “각 구성원들의 적극적인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막대한 예산을 소요하면서 꼭 의무적으로 개최할 필요성이 있는지 의문이다”면서 “연 2회 의무로 하고 필요할 경우 개최 하는 등 방법적으로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배원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