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교권과 학생인권을 두고 교육계가 평행선을 달리며 갑론을박하고 있다. 한쪽에선 교권이 떨어지다 못해 바닥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또 다른 쪽에선 학생인권 보장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입장차를 보이는 등 갈등만 증폭되고 있는 상황.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4일 ‘새교육개혁 포럼’을 출범하고 교권 강화 등 ‘교육 제자리 찾기(Back to the basic) 운동’을 시작했다.

교총은 “존사애제(尊師愛弟)의 아름다운 전통이 무너지고, 인성교육의 약화, 학교폭력의 심화, 지나친 입시경쟁 등 많은 어려움과 난제 속에서 교원존경 풍토 약화와 교권추락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면서 “교직 본령에 충실하고, 교원이 교육개혁의 주체로 나설 수 있어야 한다는 시대적 과제와 사명을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이날부터 열흘간 교사들이 학생인권 엽서 보내기, 역사문화 기행, 청소년 영화제, 청소년 문화축제 등의 행사를 전국 곳곳에서 실시하는 등 학생인권과 노동인권을 주제로 한 공동수업에 들어갔다.

청소년단체 아수나로는 “현재도 수많은 청소년들이 체벌을 겪고 있다”면서 “교육이나 훈육을 내세우더라도 체벌이 폭력인 것은 변하지 않는다. 교육을 위해서 폭력이 필요하다는 사고방식은 불행이 반복되는 원인이다”며 학생인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교사, 학생, 학부모 등 교육 당사자들 사이에서는 교권을 살려야 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일선 교사들은 “학생인권조례안이 교사와 학생들 간의 대립만 형성하게 만든다”면서 “교사들이 보람보다는 행정체제에 놓인 교사로 전락 보람을 전혀 찾을 수 없다”고 말한다.

또 “여교사들은 수업시간을 두려워하고 온갖 모욕을 참아가면서 수업을 하고 있다”면서 “일부 학생들 때문에 수업권이 말살되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학생들 사이에서도 “학교가 엄격하면 할수록 애들이 더 말을 잘 듣게 된다”며 “교사 체벌 등이 금지되다 보니 우리들 스스로도 말을 안 듣게 되고 오만해진 거 같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학생인권조례를 시행했다 안했다 그러다 보니 우리들도 뒤숭숭하다”면서 “그러나 어느 정도 체벌, 훈계, 통제 등은 필요한 것 같다. 학생인권이 부각되다보니 무기로 사용하기도 한다”고 언급했다.

학부모들은 “입시를 강조하다보니 강압적인 측면이 있는 게 사실이다”면서 “그러나 교사들이 학생들과 어우러지고 안내자 역할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직업군을 가지고 있는 300여명의 학부모에게 교권과 학생인권 중 어느 것이 확립되어야 하느냐는 질문에 80%이상이 교권이 살아야 한다고”고 답했다면서 특히 “헌법에 이미 학생들의 인권 보장이 규정돼 있는데, 아직 가치관이 확립돼 있지 않은 초등학생에게 임신·출산·동성애의 권리가 있다고 말하는 것이 옳은가”라며 거부감을 드러냈다. [배원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