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시·도교육청이 내년도 교원 명예퇴직 예산을 한 푼도 편성치 않으면서 교원들이 반발하는 등 후폭풍이 거세다.

경기도교원단체총연합회는 즉각 성명을 내고 “도교육청이 즉각 관련 예산을 재편성해야 한다”며 압박하고 나섰다.

경기교총은 “예산 부족을 이유로 교원들의 명예퇴직 수당을 전혀 편성하지 않은 것은 명예퇴직 희망자와 신규 임용을 희망하는 예비교원들의 예측 가능성을 무시한 것”이라며 “신뢰이익을 저버린 무책임한 교육행정의 전형으로 규정하며, 명예퇴직 수당을 즉각 재편성할 것”을 촉구했다.

실제 도교육청은 내년에 600여명의 교원이 명퇴할 것으로 예상하고, 초등 1,678명, 중등 1,154명의 공립학교 교원 선발시험을 진행하고 있지만 예산이 편성되지 않아 내년 교원 명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또 초·중등 신규 교사 임용 역시 교원 명퇴 불가로 차질이 예상된다.

경기교총은 “장기 재직 교원의 공로에 대한 인정뿐만 아니라 초중등 공립학교 신입교원의 임용문제와도 연결되는 민감한 사안”이라며 “수십 년 교원생활을 접고 떠나려는 교원들의 마지막 희망을 존중하고, 꿈을 품고 임용될 날을 기대하는 예비교원들의 희망에 그림자를 드리우는 일이 없도록 명퇴 수당 본예산 편성을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밝혔다.

교원들의 항의도 이어지고 있다. 사전 예고도 없이 일방적인 통보를 하는 것은 비합리적인 처사라는 것.

30년간 교단에 섰다는 이 모 교사는 경기교육청 홈페이지에 “몇 년간 수없이 고뇌하고 고민하고 결정해서 퇴직 후 생활까지 계획하고 결정했는데 예산이 없다니 무슨 날벼락입니까?”라며 “2014년 명예퇴직 계획이 없다면 왜 미리 공지하지 않았냐”며 항의했다.

김 모 교사는 “‘현재 정부에서 경기도교육청 등 각 시도교육청에 배분해주는 예산이 많이 부족합니다. 현재 11월에 진행하려고 했던 2014년 2월말 명예퇴직 사업 진행이 어려울 것 같습니다.’는 내용의 메시지가 날라왔다”며 “갑자기 밑도 끝도 없이 이렇게 중요한 사안을 공문이 아닌 메시지 두 줄로 처리하다니 30년 이상 몸 바쳐 일한 선생님들의 가슴에 못을 박네요”라며 원망했다.

박 모 교사도 “일선학교에 명퇴 공문이 접수 되지 않아 도교육청 담당자와 전화 상담으로 예산이 없어 명퇴 신청이 어렵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사전공지도 없었던 상황이 이해도 납득도 안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교사는 “명퇴수당이 없어서 명퇴수용이 어렵다는 말은 어처구니없고 기가 막힌다”며 “명퇴 관련 예산을 특별교부금 등 형태로 지원해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경기도교육청, 대구시교육청은 내년도 본 예산안에 공·사립 교원들의 명예퇴직 수당 예산을 한 푼도 편성하지 않았다. 또 충북도교육청은 내년 교원과 일반직 공무원 명예퇴직 수당 명목으로 올해 본예산 71억 원보다 23억 원 줄어든 48억 원을 편성할 예정이며 충남도교육청 역시 당초 168억 원의 명퇴 수당 예산을 요구했으나 100억 원만 반영된 상태다. [배원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