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도입된 학교폭력 유공교원 가산점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학교폭력 예방 및 해결 등 기여교원에 대해 승진가산점을 부여해 학교폭력 근절 분위기를 조성하고자 교육부가 도입했으나, 학교현장에서는 학교폭력 예방 효과는커녕 도리어 역효과를 부르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경기도 소재 중학교 A 교사는 지난 5년 동안 학생부장을 자원했기에 가산점신청 지원자격이 충분하나 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그는 “승진가산점에 마음을 두고 담임이나 학생부장 지원하는 교사가 있다면 그의 생활지도에서 아이들의 마음을 움직일만한 힘과 진정성을 찾을 수 있을까? 오히려 문제 있을 때 대충 덮고 지나치려 하지 않을까?”라고 반문하며 “학생부장을 자원했던 것은 교사로서의 보람과 기쁨과 성장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똑같이 담임을 했지만 누구는 대상자가 되고, 누구는 대상자가 되지 못해 학교공동체 분위기는 오히려 분열된다”며 “정규직 아닌 상담교사, 보조교사, 기간제교사는 그 누구보다 헌신적이어도 유공교원이 못 되며, 또한 학기중에 엄청난 양의 공문과 행정잡무를 양산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열과 성을 다해 아이들을 지도해온 교사들은 잘못된 제도인 줄 뻔히 보이기에 양심상 신청을 못하고, 승진만 엿보는 기회주의적인 일부 교사들이 신청서를 제출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라며 “교육부는 승진환원주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 해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서울 소재 중학교 B 교사도 “가산점제도로는 학교폭력을 예방할 수 없고 맥을 잘못짚은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학교폭력 예방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 조성이 우선이지, 가산점이 모든 교사에게 절실한 것은 아니다”고 전했다.

이어 생활지도부장 기피문제 해결을 위한 방법으로 “서울시교육청 등에서는 내년부터 생활지도부장 수업시수를 5시간 줄이고 예산을 지원하기로 했다”며 “업무상 바쁜 것은 똑같은데 가산점을 준다고 더 활동하긴 어렵고 실질적인 여건 조성이 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좋은교사운동 김진우 공동대표는 “학교폭력 유공자를 배려한다는 명분으로 주어지는 승진가산점이 오히려 학교폭력 유공자의 불평을 조장하고, 오히려 학교폭력 해결을 위한 단위학교의 역량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교육부의 조속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함수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