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내년부터 1,2학년 희망학생 모두에게 무료 방과후 돌봄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라고 지난 17일 밝힌 가운데, 신청학생이 대폭 증가할 경우 학교현장에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교육부는 자체 수요조사를 통해 내년도 초등 방과후 돌봄교실 참여 예상 학생을 약 45만4천 명으로 산출해 ’13년(15만9천 명) 대비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 소요예산으로 6,109억 원을 지원할 계획이며 이는 올해보다 약 3,191억 원 증액한 규모다.

그러나 교육부의 이 같은 추정치는 전국 1,2학년 학생 대비 약 40% 학생만이 참여하는 것으로 본 규모로, 이보다 신청학생이 늘어날 경우 대비책은 미비한 실정이다.

경기도 소재 한 초등교사는 “본교는 8월 기준으로 방과후 수강인원이 73%를 넘는다”며 “현 예산으로 내년에 실시했다가는 많은 학교에서 혼란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를 표하면서 “공짜니까 하나라도 더 보내려고 하는 학부모 심리로 방과후 수강률이 최대 90%까지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어 “한정된 예산 안에서 많은 학생이 신청하게 될 경우 학교는 한 돌봄교실 당 학생 수를 늘이거나 신청 학생을 제한하는 등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며 “이럴 경우 돌봄교실의 질이 저하되거나, 민원 발생 및 의사소통의 혼란을 부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교육부 관계자는 “시도교육청 자체 표집조사를 통해 객관적 수요 데이터를 산출해 예산을 편성한 것”이라며 “실수요는 아직 확정되지 않아 올해 11월부터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무료로 방과후 돌봄 서비스를 실시하여도 가정에서 가르치겠다는 응답 및 사교육 수요도 무시할 수 없으며 이를 충분히 감안한 통계결과”라고 덧붙였다.

초등 방과후 돌봄기능 강화라는 핵심 국정과제를 두고 ’14년에는 1,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15년에는 4학년까지 ’16년에는 6학년까지 무료 돌봄교실을 확대할 방침인 가운데, 학교현장에서는 시설, 인력, 프로그램 운영 관련 예산 부족을 호소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교육부는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등과 협력해 지역사회 돌봄기관, 지역아동센터, 방과후 아카데미, 아이돌보미 서비스 등과 연계체제를 구축하고 수요자 중심 돌봄 서비스의 제공 방안을 연말까지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함수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