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고고 왜 하는지 이해가 안돼요.” “할일이 너무 많은데 학교에서 하라고 하니까 하고 있어요.”

진로교육 사이버 인증제 ‘진로고고’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학생들은 듣지 않고 무의미한 클릭만 하거나 진로고고 1분 만에 끝내는 방법 등 버그를 공유하고 있다.

실제 포털 사이트에서 ‘진로고고’를 검색하면 ▶1단계 진로고고 강의 창을 띄운다 ▶2단계 진로고고 내용 중 꽃을 피우자에 들어간다 ▶3단계 이전버튼을 막 누른다 ▶4단계 다시 꽃을 피우자에 들어가서 강의 듣기를 시작한다 ▶5단계 강의가 끝난다 ▶6단계 강의 창을 끄고 100%를 확인한다 등의 내용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또 버그 하려고 했는데 막혔더라. 그래서 따로 버그는 없지만 컴퓨터 여러 대 켜놓고 동시에 접속해서 하면 된다며 “학교컴퓨터실에서 4대 켜놓고 했어요.” “집에서 진로 켜놓고 다른 거 하면서 다음 버튼 나올 때 그것만 누르면서 하세요.”라고 친절한 설명을 하기도 한다.

특히 한 학생은 “저희 반은 다 안 해서 진로시간에 컴퓨터실에서 다음만 눌렀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진로고고 홈페이지에는 “자꾸 친구들이 버그로 100% 채우는데 버그 좀 막아주세요.” “제 친구들이 자꾸 버그를 쓰는데 버그를 막을 순 없나요?(예)시간버그(컴퓨터 시간설정에서 더하는 것), 다음이나 이전을 계속 눌러서 100% 채우는 버그 쓰는 것 등등…….” “아래에 총 4개의 단원이 있다면 맨 오른쪽에 잇는 단원을 누르고 끝 페이지까지 채우고 다시 맨 처음 단원에 가고 나서 x 누르면 100%로 된다고 자꾸 버그를 쓰네요.”라며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이처럼 진로고고의 취지는 좋으나 의무적으로 하다 보니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는 반면 특정한 관리 프로그램은 없어 불만이 커지고 있다.

동두천 소재 K교사는 “중 2학년 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진로교육 사이버 인증제를 실시한다는 공문이 학교로 내려왔다”면서 “취지는 좋으나 학교 밖에서 20차시 분량의 진로 수업을 이수하는 것이 학생들에게 많은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열심히 하는 아이들도 많지만 버그를 사용한다던가 무의미한 클릭만 하고 있는 아이들도 적지않다"면서 특히 "이 과정을 담임교사가 관리하고 학생 전체의 수료 목표를 70%로 잡아놨는데 담임교사의 업무 증가는 물론 학생사이의 실랑이가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입만 독료하고 실제 학습은 학생의 자율에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배원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