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개발원(원장 백순근)은 최근 ‘학교부적응 지도 우수사례’를 공모하고 성공적 사례를 선정해 발표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발표된 우수사례를 소개한다.

정왕고등학교 한성민 교사는 카톡, 틱톡, 페이스북 등 SNS 공간을 활용하는 등 학급 학생들과 소통하고자 노력해왔다.

SNS 공간을 통해 아이들의 생생한 일상을 공유하면서 라포르를 형성할 수 있었고, 의외로 많은 학생들이 학교생활에 부적응하고 있으며 도움의 손길이 필요함을 알 수 있게 되었다.

또한, 학교 밖 공간에서 아이들과 대화할 때 더 솔직한 소통이 이뤄질 수 있고, 아이들의 고민을 더욱 잘 이해할 수 있으리라 생각해 학급쿠폰을 만들어 20장을 모으면 담임과의 저녁식사 데이트 시간을 가졌다.

입시 때문에 아이들이 서로에 대해 배우고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한 교사는 아침조례 시간을 활용해 ‘타인의 장점을 배우기’ 등 하루 동안 생각할만한 주제와 미션을 주어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고, ‘내가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인식할 수 있도록 학급자치 시간을 활용해 생일파티를 마련해주기도 했다.

학기말에는 아이들이 올바른 자아를 찾고 자아관을 확립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일년 간의 학급활동 사진을 모아 동영상으로 함께 제작해 시청하고, 타임캡슐에 자신의 미래모습을 상상해 적고 일년 후에 꺼내보는 활동도 실시했다.

“친구들과 어울리는 모습 등 겉으로는 그 아이가 학교생활에 부적응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았는데 어느 날 올린 페이스북의 내용이 눈물을 흘리게 할 만큼 절절한 사연을 가지고 있었다”며 “그 아이에게 담임과의 데이트를 신청해 가정환경의 내막을 알게 되었고, 담임과의 꾸준한 소통을 통해 지금은 대입준비를 하며 꿈을 가지고 살아가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평고등학교 박미영 교사는 지역 특성상 학부모들의 교육에 대한 관심도가 비교적 낮은 편이고, 학교를 마음에 두지 못하고 무단지각, 무단결과 등을 일삼는 등 대다수가 학교부적응을 앓고 있었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급일기를 도입했다.

학생들은 돌아가면서 ‘나의 10년 후 모습, 내가 담임선생님이라면, 추천하고픈 책과 영화, 반 친구를 칭찬하는 글, 나의 스트레스 해소법, 내가 하고 싶은 직업과 그 이유’ 등 주제를 선택해서 학교 활동 중 틈틈이 작성하고, 담임교사와 친구들은 덧글을 달아주기로 했다.

박 교사는 “걱정했던 것과 달리 아이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쓰고 싶어했다”며 “학급 일기에 자신의 불만을 털어놓고 친구들의 위로를 받으며 글쓰기를 즐기는 학생도 있고, 일기장을 돌려보면서 거기에 쓰인 글을 화제 삼아 대화하는 경우도 많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활동으로 학생들은 다른 이들의 경험과 고민에 대해 서로 공감하고, 동시에 학급 분위기는 안정적으로 변화될 수 있었다.

덕산고등학교 김은주 교사는 급훈과 반가와 안무를 함께 만드는 과정을 통해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또한 소속감과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도록 다양한 활동을 전개했다.

종례 후 귀가하는 학생들에게 “사랑하고 축복한다. 오늘도 수고했다”는 말과 함께 여학생들에게는 포옹, 남학생들에게는 악수로 귀가인사를 했다. 또한, 삼겹살 데이, 우리반 노래자랑 등 친교의 시간을 마련했고, 서로에게 편지쓰기, 싸이월드 클럽을 활용한 사진 등의 추억 공유와 소통으로 ‘머무르고 싶고 가고싶은 학교’를 만들어갔다.

구암여자중학교 박주영 교사는 학급 내 마니또 활동으로 서로 아침 모닝콜이나 등교 알리미가 되어 주도록 했고, ‘1인 1역할’ 제도를 도입해서 모든 학생들에게 작은 부분이라도 학교생활에 참여할 수 있는 역할을 부여했다. 또한, 학생별 작은 상담노트를 만들어서 비밀 일기장 형식으로 주고받았는데 세심한 감수성을 가진 여중생들에게 호응이 좋았다.

박 교사는 “학급 구성원 전체 화목을 도모하는 데 일차적 목적이 있으나, 동시에 학급 내 부적응 학생을 교육활동 내부로 자연스럽게 이끄는 데 학급 친화 프로그램의 실시 목적을 두었다”며 “수많은 부적응 지도 프로그램이 있지만 현장에서 학생을 지도하면서 깨달은 바는, 어떤 기법과 프로그램 이상으로 진정한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방법은 ‘진심에서 우러나는 감정적 교류’에 기반한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함수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