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교실제 운영학교의 교사업무공간을 연구한 결과, 교과중심 배치가 업무중심 배치보다 효율적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수업과 학급담임 업무를 위해 일주일간 최대로 이동한 교사의 거리를 산출한 결과 교과형배치의 경우 3,000m를 크게 넘지 않은 반면, 업무형배치의 경우 4,000m를 넘는 교사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천대학교 건축학과 석사학위논문 「교과교실형 중고등학교의 교사업무공간에 관한 연구」(2013.1)은 교과형배치, 업무형배치, 교과/업무형배치 각 학교를 추출해 교사연구실의 배치 현황, 교사별 시간표 및 수업시수, 업무동선 등을 분석한 결과를 내놨다.

교과형배치는 동교과 교사들이 같은 업무 및 교사연구실을 사용하는 형태를 말한다. 전면도입(A타입, 선진형)형 교과교실로 운영하는 학교에서 주로 교과형배치를 선택해 운영하고 있다.

가령, K중학교의 경우 1층에는 업무의 중심이 될 수 있는 교무행정지원센터, 행정실, 교장실을 배치하고, 영어교과군을 설정하여 영어교과교실, 영어카페, 영어시청각실을 배치하고 그 중심에 영어교사연구실을 위치시켰다. 2층과 3층에는 사회, 국어, 과학, 도덕 등 교과군 교사연구실을 설치하였다.

이 학교는 학생들의 교실과 교사의 연구실을 하나의 교과군으로 설정 및 계획하여 획일적으로 짧고 단순한 교사의 수업동선이 가능하게 했다. 이로 인해 절약된 시간은 교과군에서 실시되는 담당 교과의 교육을 심도 깊게 준비할 수 있는 기반이 되는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타교의 교사들과 달리 수업동선과 업무동선의 충돌을 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교과군으로 설정된 구역을 교사들이 크게 넘지 않아 자칫 고립되어 타 교사와의 소통이 문제될 수 있다는 단점을 가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업무형배치는 교사의 해당 수업교실 거리와 무관하게 업무 중심으로 교사연구실이 배치되는 형태다. 부분도입(B타입, 과목중점형)형 교과교실제를 운영하는 학교에서 주로 교과/업무형배치(교과형배치와 업무형배치의 혼합형태)를 선택해 운영하고 있다.

가령, K고등학교의 경우 학년군 교사연구실이 층별 배치되어 있어 담당과목 교사들의 연계성은 적다. 이 학교 1층에는 교무실, 교장실, 행정실, 회의실, 교사탈의실/휴게실, 식당 등 업무·휴게 공간이 집중되어 있어 교원 및 학생들의 움직임이 매우 활발해 동선의 층별 편차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 같은 업무형배치의 경우 교사의 수업동선이 길어지며 교사간 동선 편차도 크다. 또한, 연속적으로 수업이 있는 경우 교사연구실에 복귀하는 데에 부담을 느껴 교실에 그대로 대기하는 경우도 관찰되었다.

논문은 “2009개정 교육과정은 업무중심이 아닌 수업·연구중심 교육을 요구하고 있어, 학교시설에서 교사의 공간에 대한 더욱 구체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며 “학교의 모듈 및 규모가 교사의 업무공간 효율성과 융통성에 많은 영향을 미치므로, 학교설계 단계부터 교사의 업무공간과 가구배치를 충분히 고려해 설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함수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