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엘리트 스포츠 분위기 속에서 학생선수들의 학습권이 배제되고 있어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최근 은퇴선수 중 40%는 선수 이후 다른 직업을 구하지 못한 무직 상태에 있는 것으로 조사돼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일 열린 ‘최저학력제 성공을 위한 토론회’에서 이근모 부산대 교수는 “금메달에만 주목하는 엘리트 스포츠로 학교에서 교육은 뒷전으로 한 채 과다한 합숙훈련과 대회출전에 따른 수업결손, 비인격적인 폭언 및 폭력이 반복적으로 이루어지게 됐다”면서 “그 과정에서 학생선수들의 학습권과 행복추구권이 박탈됐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학생선수들의 학습권, 행복추구권 박탈은 엘리트스포츠의 기형적 구조와 시스템이 빚은 안타까운 결과다. 학생선수의 학습권 보장이 시급하다”며 “최저학력제는 학생선수학습권 보장을 위한 제도적 장치이자 학원스포츠 현장 인권상황의 타개책으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승겸 교육부 인성체육예술교육과 교육연구사는 “초등학교 6학년 때 절반에 육박하는 선수들이 운동을 중단하고, 고3 학생 선수들도 44.4%나 되는 높은 운동 중단 율을 보이고 있다”면서 “특히 38.7%의 고교 학생선수들이 상급학교에 진학조차 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사는 “더욱 심각한 것은 중도 포기한 학생 선수들이 학업 및 교우 관계 등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들은 일반 학생의 신분으로 돌아가지만 수업 참여의 어려움,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 일반 학생과의 괴리감 등으로 정상적인 학교생활을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류태호 고려대 교수는 “그동안 학생선수들의 학업성취가 낮은 이유는 이들이 머리가 나빠서가 아니라 학습할 기회를 제대로 보장받지 못했기 때문이다”면서 “학습할 기회가 제공되지 않은 상태에서 학습능력을 평가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학습할 수 있는 기회, 수업에 참여할 기회가 보장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류 교수는 “수업은 단순히 교사를 통해서 공부하는 것만은 아니다. 친구를 통해서 다시 배우고 확인받고 인정받는 과정이 수업의 연장이다. 이런 기회가 이들에겐 없다. 학생선수들에게 학습할 시간, 공간과 함께 동료와 교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엘리트 선수 양성제도에 대한 전면적인 제도 변화가 필요하다. 국가나 사회 그리고 학교는 학생선수를 ‘육성’하기보다는 학생선수를 ‘지원’하는 시스템의 변화가 필요하다”며 “운동만으로 복잡다단한 사회에서 적응하기는 어렵다. 최저학력제라는 법적 취지에 걸맞은 제도가 정착되기 위해서 이를 실천할 환경의 조성이 더욱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장달영 법무법인 에이펙스 변호사는 “최저학력제 실효를 담보할 제도적 방안이 필요하다”면서 “학생선수의 학습권 보장·인권보호의 및 최저학력제 운영 등의 주체를 학교의 장 뿐만 아니라 시도교육청도 관련 조치와 정책 마련 및 관리감독의 의무를 부담하고 학생선수 등록 경기단체도 이러한 기초학력보장 프로그램과 최저학력제 운영에 적극 협조하거나 따르도록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최저학력제는 학생선수에게 교과목의 지식을 가르치는 것에 앞서 교우관계 및 지혜의 간접 경험을 통해 사회 구성원으로서 반드시 필요한 기초 교양을 습득하도록 하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배원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