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청소년의 높은 흡연율과 관련 국가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비가격정책보다는 가격정책이 청소년 흡연율을 줄이는 데 큰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주장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최동익 의원(민주당)은 26일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청소년 금연정책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청소년 흡연예방 정책현황과 개선방향'을 주제로 기조발제에 나선 박순우 대구카톨릭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흡연을 시작하는 나이가 어릴수록 니코틴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성인 흡연자가 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실제 첫 흡연을 초등학교 이전 또는 중학교에서 시작할 경우 고등학생 때 중증흡연자가 될 가능성이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각각 6.3배, 3.5배 높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이어 "흡연 시작 나이가 어릴수록 수명이 단축될 가능성이 높다"며 "25세 이후에 흡연을 시작하면 수명이 4년 짧아지는 반면 15세에 시작하면 8년 짧아진다. 담배 1개비당 6~7분의 수명이 단축된다"고 분석했다.

정영호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생활습관병연구센터 센터장은 “2007년 중1 남학생의 흡연율은 6.6%, 중학교 2학년 10.2%, 중학교 3학년이 되면 15.7%로 증가하다가 고등학교 3학년이 되면 24.15로 중3에서 고등학교 진학 시 흡연율이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개인의 노력 뿐 아니라 국가가 보다 분명한 책임감을 가지고 청소년에 대한 금연정책을 수행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 사례를 예로 들면서 담뱃값을 올리는 등의 가격정책을 쓸 경우 청소년에게 나타나는 효과는 성인에게서 나타나는 효과보다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며 “조세정책이 청소년 흡연 억제를 위한 가장 유효한 수단”이라고 밝혔다.

남경현 학교사회복지사는 "학교에서 상벌점제를 이용해 3번 흡연하면 퇴학을 시키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는데 이는 흡연 문제를 오로지 학생의 책임으로만 떠넘기는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흡연 청소년들이 학교를 떠나면서 또 다른 사회적 문제들이 발생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복근 청소년흡연음주예방협회 사무총장은 “교육과 제도, 환경적 요소를 고려하고 청소년 눈높이에 맞는 정책을 실현해야 한다”면서 “흡연이라는 관점으로만 접근해서는 안 된다. 청소년의 문화를 이해하고 음주, 폭력과 함께 통합적인 접근을 해야 하고 아이들이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배원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