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스마트폰 중독과 그에 따른 학력저하, 묻지마식 사이버 폭력이 급증하면서 학교 현장에서의 올바른 도덕성 및 인성 함양, 학생지도 문제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회장 안양옥)와 일본교육연맹(회장 오이카와 료이치)은 21일 한국교총 2층 다산홀에서 일본교육연맹 대표단 20여명과 함께 ‘정보화 사회에 있어서의 학생지도’를 주제로 제29회 한·일 교육연구발표회를 개최했다.

이날 ‘사이버폭력 및 스마트폰 중독 예방을 중심으로’ 주제발표에 나선 임종근 경일중학교 교장은 “스마트정부를 지향하는 우리의 스마트교육 정책은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이 있다”면서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로 재미있게 창의성을 계발할 수 있는 반면 사이버폭력이나 스마트폰 중독 현상은 더욱 심각해져 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초·중·고등학생들이 사이버 상에서 행하는 문제행동은 사이버셔틀, 음란영상 보내기, 문자협박, 카톡으로 뒷담하기, 카톡 따돌림, 몰래카메라 찍기 등 사이버폭력이 늘고 있는가하면 초·중·고등학생의 11.2%가 하루에 5시간이상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그들 중 스마트폰 중독현상은 18%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임 교장은 ▲정보통신 윤리교육의 충실 및 교원의 지도력 향상 ▲학부모 교육 강화 및 학교·가정과의 공조체제 구축 ▲정부 차원의 사이버폭력 예방 지원 등 사이버폭력 예방교육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학교에서는 무엇보다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스마트폰 중독 자가진단 결과를 충실히 활용해 위험사용자군과 주의사용자군을 잘 분석해 개인상담과 집단상담, 학부모상담을 하고 고위험군의 학생은 지속적인 관리를 해야 한다”면서 “학교의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연간계획을 세워 스마트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가정에서는 부모가 자녀와 대화를 많이 나누어야 한다”며 “자녀와 부모와의 인간적인 관계 형성이 자녀와 스마트폰과의 부적절한 관계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게임 이용중재, 사용시간 제한, 유해물 차단을 위한 어플리케이션 설치 등은 부모와 자녀의 대화와 협상이 전제되어야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스마트폰 이용자수가 급증하고 있다며 정부에서는 인터넷 및 스마트폰 게임 중독의 사전예방을 위한 정책을 지금보다 더 강도 높게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선 학부모들의 요구를 반영해 shut down제를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에도 적용해야 하며, 스마트폰게임 사용자에게 본인인증만을 허락하는 제도 도입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언론기관 및 정보통신사와 협력해 사이버폭력과 함께 스마트폰 중독의 폐해와 심각성을 국민들에게 홍보하고, 학생 개개인이 디지털시대의 기본교양으로 디지털리터러시를 함양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타시로 카즈요시 바토고등학교 교장은 일본에서 시행한 사이버 윤리관련 설문조사 분석을 토대로 ‘정보화 사회에서의 학생지도 방안’을 소개했다.

타시로 카즈요시는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는데 괴롭힘, 등교거부, 용모 등 기본적인 생활습관이나 규범의식, 학습 의욕 등과 같은 문제들이 다방면에 걸쳐 있고 휴대전화나 인터넷 보급에 따라 새로운 문제들도 생겨나고 있다”면서 “문제가 되는 행동 등에 대한 규제적 측면의 학생 지도만이 아니라 발달적, 예방적인 학생지도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가 발표한 2012년 일본 전국고등학교교장협회 학생지도위원회 설문에 따르면 ‘모럴 교육이 학교경영에 포함되어 있는가?’라는 질문에 응답학교 267개교 중 169개교(63.3%)가 ‘있다’, 8개교(36.7%)가 ‘없다’고 답했다.

‘학생의 휴대전화 등을 통한 인터넷 사용 현황을 조사하고 있는가?’에는 35.7%의 학교가 ‘있다’, 64.3%가 ‘없다’고 응답했다.

또 ‘있다’고 응답한 학교에서는 ‘비방·중상에 관한 것’의 과제가 있다고 응답했고 뒤를 이어 ‘교내사용 허가에 관한 것’, ‘커뮤니케이션 능력에 관한 것’, ‘이용요금에 관한 것’, ‘유효 이용에 관한 것’ 등을 꼽았다. 사이트에 올리는 글은 ‘괴롭힘’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각 학교가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조사됐다.

타시로 카즈요시는 “학생들의 스마트폰 및 휴대전화 사용 상황에 대해 전국적인 조사를 실시하고 그 실태를 파악할 필요가 있고 또 기술 혁신에 교사들도 따라 갈 수 있을 만한 연수의 실시 등도 함께 생각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식도 중요하지만, 최신 정보기기라 하더라고 사용자의 ‘모럴’에 많은 문제가 기인하고 있다면 큰 방향성은 자연스럽게 보이게 될 것이다”며 “교원의 본질은 바뀌지 않는다. 그 점을 염두에 두고 정보화 사회의 학생지도에 대해서도 생각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배원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