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설국열차’ 패러디가 봇물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학교열차’가 유투브 조회 수 3만여 건을 훌쩍 넘겼다.

찜통더위에 에어컨을 제대로 틀 수 없는 학교 현실을 패러디한 이 영상물은 학교에서 에어컨을 사수하기 위한 학생들의 열망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행정실을 점령하면 모두가 더위에서 해방이에요. 중앙제어 판넬을 꼭 손에 넣을 겁니다. 행절실만 빼고 모든 에어컨을 켜야죠. 중앙제어의 심장, 행정실을 장악하라.”

무더운 여름철 교실 냉방온도를 26도 이상으로 유지하고 있고 중앙 통제되다 보니 실제 체감온도는 30도에 육박, 냉방기를 중앙 통제하는 행정실을 점령하자는 내용의 ‘학교열차’가 학생들 사이에서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A 학생은 “학교나 당국의 말은 이성적으로 이해하나 도저히 견디기 힘들다”며 영상으로나마 속이시원하고 더위가 날아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B 학생은 “교실온도가 32도까지 올라가도 점심시간 때부터는 에어컨을 끈다”면서 “학생들은 만날 학교에서 땀 뻘뻘 흘리면서 겨우 선풍기 두 대로 버틴다. 영상물만 봐도 시원하고 공감된다”고 전했다.

또 다른 학생은 “저희 반은 45명의 학생들이 있는데 26도로 온도를 맞춰도 온도는 30도가 넘어 학교에서 공부를 할 수 없다”면서 “땀이 뚝뚝 떨어지는데 어떻게 공부를 하나... 에어컨 온도를 낮춰주거나 휴교령을 내려달라”며 호소했다.

반면 S 학교 행정실장은 “한정적인 학교운영비에서 학교 살림을 운영하는데 공공요금, 특히 전기요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구조적인 모순점은 원인을 제거해서 불편함을 없애야지 모든 문제점을 행정실로 몰아서 화풀이하는 듯하다”면서 “우리도 시원하게 해주고 싶다. 학교 당국의 나름 고충을 헤아려 주지 않는 것이 섭섭하다”고 말했다.

더위 앞에 속수무책인 상황에서 ‘무조건 참고 견뎌라’는 말은 한계가 있어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배원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