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제해킹단체 어나니머스가 여성가족부 트위터에 “셧다운제 폐지 안하면 정부를 공격하겠다”는 위협의 글을 올리는 등 셧다운제를 둘러싼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셧다운제는 16세 미만 청소년을 대상으로 심야시간대(오전 0시부터 오전 6시까지) 인터넷게임 제공을 제한하는 제도로 여성가족부(전 장관 김금래)에서 2011년 11월부터 시행했다.

셧다운제 도입 후 약 1년 9개월이 지난 현재, 제도의 효과성에 대한 평가는 첨예하게 대립된다.

청소년들이 보호자 주민등록번호 도용으로 손쉽게 게임을 즐기고 있어 실질적으로 청소년의 수면권 확보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는 입장이 많고, 청소년들의 행복추구권 및 학부모의 교육권을 지나치게 제약할 수 있다는 근거로 위헌소송도 진행 중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게임의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을 부르는 사회적 분위기 및 게임개발업체의 사회적 책임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충분히 효과가 있다고 보는 시각이 있어 양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한편, 스마트폰 게임시장의 확산에 따라 청소년들의 스마트폰 게임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어 지난 5월, 스마트폰에도 셧다운제를 적용해야 한다는 서명운동이 청소년단체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스마트폰 게임은 온라인 게임보다 요구되는 기술적 수준(조작방법 등)이 낮아 여학생들의 게임 이용 비율이 늘어나고,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접속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청소년 이용자가 늘어나고 있어 스마트폰 관련 규제도 필요하다는 것.

이와 관련, 한국온라인게임중독예방연구소 유우경 소장은 “스마트폰 이용과 관련해서도 셧다운제가 필요하다”며 “그러나 규제까지는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유 소장은 “온라인 게임 산업의 경우 등장과 동시에 규제 논의가 있었던 것 아니라 충분히 시장성이 확보되고 수출이 활성화된 후에 부작용이 사회적 이슈로 드러나면서 부작용 최소화를 위한 규제와 육성이 같이 가야 한다는 논의가 나온 것”이라며 “이제 막 시작된 스마트폰 게임시장도 문화산업 육성의 측면을 고려하면 즉시 규제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진룡)에서 ‘게임시간선택제’ 활용현황을 조사한 결과 전체 청소년의 1%에 못 미치는 이용률을 나타냈다.

게임시간선택제는 18세 미만 청소년 본인 또는 법정대리인이 청소년에 대한 게임이용 시간을 제한하고자 하는 경우 게임을 서비스하는 자에게 시간이나 기간을 정하여 게임이용제한을 신청하면 그에 맞게 게임이 서비스 되는 제도로 문화체육관광부(전 장관 최광식)에서 2012년 7월부터 시행했다.

문화부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16개 주요 온라인게임제공업체에서 게임시간선택제를 이용한 청소년 계정 수는 작년 7월 말 17,746개에서 올해 5월 말 45,328개로 2.6배 증가했다.

그러나 이 같은 수치는 700만여 명 청소년들 중 1%에 못 미치는 수치다.

이와 관련, 유우경 소장은 “수치적 측면에서는 미미한 결과이나, 제도에 대한 학부모 인식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문화부와 여가부에서는 청소년 게임이용 관련 규제에 대한 학부모 인식 및 적용 여지에 대해 먼저 고려한 후에 효과성을 따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이어 게임 중독 예방 방안으로 “청소년들이 게임에 일단 중독되면 건져내기가 쉽지 않고, 중독 위험군과 중독군은 상담의 효과도 크지 않으므로 가장 중요한 것은 예방”이라며 “알콜, 니코틴 중독의 경우, 사용시 부작용에 대한 공지를 의무화한 것처럼 게임 접속 시에 위험성에 대한 충분한 경각심 가질 수 있도록 공지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또한, “청소년이 게임을 이용하는 가장 큰 동기가 ‘재미’”라며 “자아·진로 탐색의 시기인 청소년기 특성에 맞춰, 게임 아닌 곳에서 자아·진로 탐색의 재미를 발견하도록 가정, 학교, 교육관련 기관에서 재미요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함수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