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벌 금지 이후 학교 현장에서 상벌점제(그린마일리지)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좋은교사운동(공동대표 김진우, 임종화)이 전국 초·중·고 교사 5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상벌점제를 실시하는 학교는 전체의 77%로 나타났으며, 응답자의 14%가 상벌점제를 적극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간 활용’은 40%, ‘거의 활용하지 않는다’는 31%, ‘한 번도 활용하지 않았다’는 15%로 조사됐다.

상벌점제를 활용하는 이유로는 학생 통제에 효과가 있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활용하지 않는 이유로는 비교육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또한, 전국 중학생 56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29%는 상점과 벌점을 골고루 받았고, 24%는 대부분 벌점을 받았으며, 24%는 대부분 상점을 받았고, 20%는 상벌점을 받은 경험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82%는 평소 학교생활을 할 때 상벌점을 의식한다(매우 의식 29%, 약간 의식53%)고 응답했다.

선생님들이 상벌점을 부여하는 것이 일관되지 못하다는 응답은 63%(매우 그렇다 17%, 약간 그렇다 46%)로 나타났다.

학생들이 지적한 상벌점제의 문제점으로는 ▲스트레스 유발(“벌점을 받을 때 스트레스가 된다” “자신이 좋아하는 생활을 할 수가 없다” “상벌점 의식 때문에 버겁다” “상벌점을 의식하여 재밌게 수업을 즐기지 못한다”) ▲남용성(“별 것 아닌 것에 벌점을 준다”) ▲위협성(“상벌점으로 아이들을 협박한다. 이거 안 하면 벌점이다, 저거 하면 상점 주겠다 이런 식으로”) ▲평가·비교의식(“점수로 매기는 것이 싫다. 차라리 벌을 받는 게 더 나을 것 같다”) ▲가식성(“마음에서 우러나오지 않는 봉사, 시간 때우기 보충학습을 하기도 한다” “자신의 의도가 아닌 그저 상점을 받으려고 좋은 일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상점에 목숨 거는 애들이 있다”) ▲가혹성(“고교 진학에 문제가 된다” “지각 10번 하면 징계다”) ▲비균형성(“벌점은 쉽고 상점은 어렵다”) ▲비합리성(“어려운 일이나 쉬운 일이나 똑같이 1점을 주니 불공평하다” “대답을 못했다고 벌점을 준다” “교복에 대해서 상벌점제가 없으면 좋겠다”) ▲비민주성(“상벌점 문항을 학생들과 함께 만들면 불만이 적었을 것이다”) ▲비일관성, 불공정성(“안 잤는데 잤다고 한다” “마음에 안 들면 어떤 애들은 벌점만 받게 된다”) ▲비소통성(“벌점을 받으면 화가 나서 더욱 나쁘게 행동할 수 있으니 경고를 줘도 나쁘게 행동하면 좋게 타이른 후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비효과성(“벌점이 누적되면 의미가 없고 반성도 되지 않는다” “아이들이 두려워하지 않는다” “어차피 막 나갈 애들은 벌점 신경도 안 쓴다”) 등으로 나타났다.

좋은교사운동 김진우 공동대표는 “상벌점제는 교육적 변화를 가져오지 못하고, 벌점이 남발되고 있으며, 학생들을 위협·조종·억압하는 기제로 작용하고 있어 이로 인해 학생들의 짜증과 스트레스가 늘어나고 교사와 학생 관계가 악화되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새로운 대안으로 ‘학급법정제(가칭)’를 제시했다.

제안된 (가칭)학급법정제는 학생들의 문제 행동을 ‘관찰쪽지’를 통해서 기록하고 누적한 다음 학급담임교사와 학생배심원으로 구성된 학급법정을 통해 당사자와 대화를 하면서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고 어떻게 할 것인지를 논의하는 방식이다.

김진우 대표는 “학급법정제(가칭)는 상벌을 통한 통제를 넘어 소통을 통한 교육적 효과를 일으키기 위한 하나의 아이디어”라며 “학교 현장에서 실천을 통해 그 교육적 효과성을 검증하는 과정이 필요하며, 명칭에 대해서는 좀 더 고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같은 내용은 (사)좋은교사운동이 22일 주관한 「상벌점제, 대안을 찾는다」 토론회에서 논의되었다.

함수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