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 기온 최고 32℃를 기록한 18일 대구의 한 고등학교 교실의 학생들이 아이스크림으로 더위를 식히고 있다. 사진제공 / 이규민 학생기자]


최근 장마와 찜통더위가 겹쳐 각 학교 교실은 더위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남부지방은 폭염특보가 발효 되는 등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지만 절전을 위해 에어컨 사용을 자제하다보니 학생들은 수업 내내 부채를 손에서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연일 30도를 넘나드는 교실 안은 말 그대로 찜통교실. 수업을 해야 하는 교사들과 학생들은 무더위에 지쳐 집중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연신 부채질을 하지만 흐르는 땀은 속수무책이다.

대구 소재 고등학교 3학년 A군은 “3학년 교실은 틈틈이 에어컨을 틀어주고 있지만 1,2 학년은 그렇지 못해 우리보다 견디기 힘들 것이다”면서 “특히 체육하고 나면 정신없고 선풍기 앞에 모여 땀을 식혀보지만 소용없다. 세수하고 물마시고 그런 걸로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김해 소재 고등학교 3학년 B양은 “가끔가다 에어컨을 틀어주기는 하는데 전력 아끼느라 교실 온도는 바깥이랑 비슷한 상태이다. 선풍기 4대가 돌아가도 더운 바람이 나와 별 효과가 없다”면서 “아이들은 서로 말할 기운도 없고 멍하니 있는 경우가 많다. 수업시간에 선생님들도 힘들어하는 상황이다. 더워도 참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서울 소재 고등학교 1학년 C군은 “정말 되게 덥다 가만있어도 끈적거릴 정도로 덥다. 공부할 때 짜증나고 집중 잘 안되는데 어쩔 수 없이 한다. 체육하고 돌아오면 다시 나가고 싶을 정도로 냄새나고 끈적거린다”면서 “오히려 더워서 잠을 못잘 정도다. 시원하게 못해주면 옷이라도 시원하게 입게 해 달라”고 건의했다.

서울 소재 중학교 2학년 D양은 “선풍기만 틀어주고 에어컨은 30-40분 틀어주고 바로 꺼서 트나마나하다. 반 아이들이 30명 정도인데 선풍기 바람마저 다 안 온다”면서 “부채나 미니선풍기는 들고 다니고 수업시간에 너무 지쳐있는 상태다”고 말했다.

경기 소재 고등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는 E 교사는 “학교마다 시스템이 많이 다르다. 우리학교는 일률적으로 틀면 다운될 수 있어 가급적 틀어주는 시간을 줄이려고 한다”면서 “4층 맨 위층은 더 더워 그런데 배려하고 싶지만 장기전이기 때문에 가급적 아끼자는 쪽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는 냉방제한과 비싼 전기요금 때문에 에어컨 가동을 자제하고 있다”며 “수업하는데 조금 지장이 있지만 최대한 참고 견디는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배원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