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과 관련된 학교폭력, 자살, 성폭력 등에 대한 신중한 보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2일 한국언론진흥재단(이사장 이성준)과 한국기자협회(회장 박종률)가 주최한 「위험사회에 노출된 청소년과 언론보도」토론회에서는 학교폭력 등과 관련된 언론의 보도 행태를 돌아보는 동시에 개선방안에 대한 논의가 오갔다.

동국대 신문방송학과 정용국 교수는 “언론은 20대 혹은 40대 등 다른 세대에 비해, 10대들의 범죄에 대해 유독 부정적 시각으로 접근한다”며 “10대 범죄의 특성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나타나는 보편적 현상이며, 다른 세대에 비해 공정한 보도가 이루어지는 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정 교수는, 청소년 강간 피해자의 수는 아동에 비해 절대적으로 많지만 언론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을 지적한 뒤, “청소년기의 특성에 맞는 관심과 치유방식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앙대 신문방송학과 유홍식 교수는 “최근 가해자와 피해자의 입장이나 대립구도를 부각시키면서 폭력의 피해를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한 기사가 증가했다”며 “이 같은 가해자-피해자 프레임은 학교폭력의 폐해를 가해자, 피해자, 주변 인물의 입을 빌어 감성적으로 전달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지만, 선정적 보도태도와 문제 해결의 본질을 놓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은 경향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언론은 학교폭력 사건을 중심으로 단순한 사실 보도나 흥미성 보도를 주로 하였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며 ‘일진회 적발’, ‘일제(집중) 단속’, ‘여중생 자살’ 등 사실을 그대로 전달하는 단어들이 기사제목에 사용된 경우, ‘갈 데까지 간 일진’, ‘그들을 학생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친구야 유서도 없이 왜 떠나야 했니’, ‘얼마나 아프고 무서웠니, 다신 안 때릴게’ 등 독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도록 감정유발적 단어들을 배치하는 경우 등을 사례로 제시했다.

유 교수는 “베르테르 효과가 우려되는 만큼, 학교폭력과 관련된 자살의 경우 보도 자체를 최소화 하거나 무보도하는 것이 최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언론사 홈페이지 광고의 선정성을 지적하면서 “경영적 위기 상황 이해하나 언론의 자정적 목소리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CBS 권영철 선임기자는 “대구 중학생 자살사건이 일어난 뒤 6개월여 사이에 비슷한 지역에서 8건의 청소년 자살사건이 일어났다는 것은 사건마다의 특성을 고려하더라도 언론의 책임이 없다고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한국기자협회, 한국자살예방협회, 보건복지부가 공동으로 2004년부터 마련한 ‘자살 보도 권고기준’을 준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함수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