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어디서 먹고 자야 할지, 생존권에 대한 고민이 일탈 행동으로까지 이어지는 가출 청소년들에 대한 권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장 전문가들은 가출청소년에게 최저생계비, 교육·의료서비스·직업기회 등 최소한의 복지를 국가가 제공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여성가족부는 지난 18일 한국관광공사 대강의실에서 ‘가출청소년 권리강화’를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신림청소년쉼터 박진규 실장은 ‘가출청소년 서비스 패러다임의 문제점’ 발표를 통해 쉼터에 입소한 청소년뿐만 아니라 거리에서 생활하는 홈리스청소년이 겪는 의식주 등 생존권 위협 상황과 학업중단에 따른 취업의 어려움 등 복합적인 위기상황 실태와 기본적인 권리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박 실장은 “아동·청소년 학대 가해자의 친권에 대한 제약을 위한 개입이 보다 빨리 이뤄져야 한다”며 “가출청소년이나 홈리스 청소년에 대한 최저생계비 지원, 교육 및 의료 서비스 제공, 직업기회 지원 등 정부의 최소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홈리스 청소년들에게 가장 큰 어려움은 음식과 잘 곳이다. 이들은 절도, 강도, 구걸, 성매매 등 비합적인 활동을 하면서 생존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면서 “성인 기초생활 수급자에게 제공되는 최저생계비와 현물을 생존형 가출청소년에게도 제공해 생활유지가 가능하도록 최소한의 복지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학벌이 매우 중요하게 작용하는 한국사회에서 교육방임은 이들의 삶에 대단히 큰 영향력을 행사하며 학력을 취득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하고, 수준에 맞게 기초학습능력을 갖출 수 있는 배움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청소년 쉼터와 거리를 전전하는 홈리스청소년들은 의료서비스의 사각지대에 있으며 쉼터에 입소하면 한시적 의료급여 수급권자로 지정하는 방안도 검토해봤으면 한다”고 밝힌 뒤 “홈리스청소년들에게는 일자리를 제공해주고 최저생계비 정도를 벌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매우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라대학교 사회복지학과 홍봉선 교수는 ‘가출청소년 권리보장을 위한 정책과제’ 발표를 통해 “가출청소년의 경우 대부분 학업을 중단한 경우이고, 또 이후 학교에 돌아간다 해도 부적응으로 정규학교에서 학업을 지속해 나갈 수 없는 상황이 많다”면서 “이러한 경우 대안학교 형태도 학업과 숙소가 연결된 프로그램을 시범적용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정 수준 이상의 시설과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쉼터의 경우 대안학교의 기능을 충분히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초중등교육법 등에 일정한 자격을 갖춘 청소년쉼터를 대안학교로 간주하는 구체적 조항의 신설이 요구되며, 그에 의한 지원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동일한 청소년이라도 집을 떠나있는 상태에서 부정적 노동경험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가출청소년 스스로 인권 의식을 높임으로서 자신의 노동권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이들의 노동권을 보호하기 위한 체계적인 시스템 마련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배원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