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아동·청소년 10명 중 6명은 학교생활에 흥미를 못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2012 아동·청소년 인권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아동·청소년 62.4%는 지난 1년 간 학교에 가고 싶지 않았던 적이 있었다고 답했다.

학교에 가고 싶지 않았던 이유로는 '일찍 일어나기 힘들어서'가 25.3%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공부가 싫어서' 18.4%, '학교 수업이 재미없어서' 15.1%, '건강이 좋지 않아서' 12.7%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연구원 임희진 연구위원은 “고등학교의 상당수가 '0교시' 수업을 진행하고 있어 등교시간이 이른데다, 방과 후 사교육 등으로 인해 하루의 일과가 끝나는 시간이 늦기 때문에 아동·청소년이 충분한 수면을 취하기 어려운 환경에 놓여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며 “학생들이 흥미를 가지고 학습할 수 있는 교수법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전체 응답자의 31.9%가 ‘학교 종교 행사에 의무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답해 학생의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지 않는 학교가 상당수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45.7%는 ‘학교에서의 간행물 발행이 자유롭지 못하다’고 답하는 등 학교에서의 표현의 자유가 완전히 보장된다고 보기 어려웠다.

아동·청소년 활동 참가율은 보이·걸스카우트 등 아동·청소년 단체 18.2%, 취미·문화 활동을 위한 동아리 활동 53.2%, 자원봉사활동 37.7%로 나타났다.

자원봉사활동 참여이유는 초등생의 경우 ‘새로운 것을 배우고 경험해보고 싶어서’가 31.6%로 가장 높았던데 반해, 중·고생은 ‘성적에 반영되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각각 35.3%와 32.4%로 가장 많았다.

이밖에 청소년들의 60.5%는 ‘우리 사회가 청소년의 결사·집회의 자유를 보장하지 않는다’고 답했고, 45.2%는 ‘아동·청소년의 참여권을 보장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청소년의 참여 활성화 방안으로는 '성적만을 최고로 생각하는 학교와 사회 분위기 개선'이 25.7%가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이번 연구서는 “아동·청소년 인권지표 생산에 관한 법적 기반을 마련하여 아동·청소년의 인권에 관한 정책을 수행하고 인권 환경이 개선되는 정도를 객관적으로 확인하고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히고 “나아가 지자체별로 평가를 실시하고 환원하는 과정을 통해 아동·청소년의 인권 상황을 개선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향후 지표의 발전방향을 제시했다. 배원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