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근절 종합대책'이 발표된 후 1년 간 변화된 현장의 모습을 함께 점검하고, 학교폭력 근절을 위한 앞으로의 과제를 모색하기 위한 자리가 마련됐다.

민주통합당 김관영 의원실 주최로 19일 국회에서 '학교폭력종합대책 발표 1년, 그 성과 및 향후 과제' 토론회가 열렸다.

2012년 2월, '학교폭력근절 종합대책'이 시행되고 1년이 지난 지금 학교폭력 전화 117에 접수된 신고건수는 2011년 280건에서 2012년 8만127건으로 286배가량 증가했고, 1년에 두 번 의무적으로 실시하도록 한 학교폭력 실태조사 참여율도 2012년 1월 25%에서 8월에는 74%까지 올랐다. 학교폭력의 실상은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매우 심각한 수준이었다.

김관영 의원은 "학교폭력 문제가 극심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학교폭력 문제는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닌 바로 우리 자녀들의 문제로 사회 전체가 함께 해결해야할 국가적 과제"라며 "이번 토론회를 통해 학교폭력의 근절을 위한 발전적 방안을 도출하고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동국대 법학과 박병식 교수는 교육부의 독주와 지방교육행정 당국의 부재, 부처 간의 연계 부족과 학교폭력대책위원회의 주도적 역할, 학교(학교장)의 책임에 대한 규정 부족, 관 주도와 민관협력 의식의 부재, 보호자교육의 문제점과 내실화, 학교폭력 사실의 학생부 기재 문제, 피해학생의 장기적인 치료비 확보, 전문상담교사의 역할에 대한 재정립 등을 지적했다.

박 교수는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을 제정할 당시에는 미처 예측하지 못한 일이 벌어지고, 몇 가지 시행착오도 벌어지고 있다”면서 “‘종합대책’ 차원에서 대응하기 보다는 법률을 제대로 개정하는 작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또 마을공동체 문재현 연구소장은 "학교폭력에 대한 다양한 연구를 통해 학교폭력이 주로 같은 반 아이들에 의해 행해지고 있고, 괴롭힘이 일어난 장소도 교실이다"면서 학교폭력 문제해결의 새로운 패러다임, 평화샘 프로젝트에 대해 교실공동체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소개했다.

문 소장은 “교실 공동체 형성을 위한 노력은 아이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문제, 즉 학교폭력 문제에서 더 중요시되어야 한다”면서 “반 아이 가운데 누가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데 교사와 아이들이 동조하거나 모두 외면을 하고 있다면 아이는 마치 얼음 절벽에 둘러싸인 것처럼, 또는 망망대해에 혼자 살아남은 것 같은 느낌을 경험하고 자부심과 정체성이 근본적으로 훼손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학교폭력 문제 해결을 교실 공동체 형성의 중심적인 영역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 이재호 본부장은 “‘폭력의 구조’가 존재하고 있는 한 매년, 매달 가해학생과 피해학생이 달라질 뿐 학교폭력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사회에 만연해 있는 폭력의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본부장은 “타인에 대한 존중, 타인의 인권 역시 소중하다는 생각을 할 수 있도록 학생들의 인격을 존중하고 인권을 보장해주는 인권 친화적인 학교 문화가 조성되어야 한다”면서 “다른 사람들을 밟고 올라가야 한다는 경쟁이 아닌 협력과 상생을 배울 수 있는 구조가 구축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배원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