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교무행정사, 교내사정·학생파악 한계
담임·부장 재처리 “공문 발송총량 줄여야”

교무행정업무전담팀 구성원으로 신규 교무행정사를 채용한 일선 학교에서 이중으로 행정이 처리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교무행정사가 교내사정에 어둡고 학생 파악이 어렵다보니 담임 소관의 공문 처리는 2차에 걸쳐 진행되는 것이다.

교무행정업무전담팀은 교원행정업무경감 계획에 따라 지난 1일부터 시행된 제도. 서울시교육청은 서울 시내 학교에 교무행정사를 1명씩 배치, 기존 교무보조원을 교무행정사로 이름을 바꾸게 하고, 이들의 계약 일수를 275일에서 320일로 채용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학교현장에서는 교무행정업무전담팀이 교사의 업무를 줄이고, 학교의 조직체계를 바꾸는 데 일조하고 있다며 업무경감 프레임을 넘어선 교육당국의 문제의식을 긍정적으로 보는 평이 나온다.

그러나 학교현장은 초기단계이지만 교내 교무행정사 투입 효과가 미지수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신규인력으로 채용된 교무행정사가 학교라는 특수공간을 이해하지 못하다보니 교내 사정을 헤아리지 못하고, 실질적인 학생 파악이 어려워 학생과 연관된 사안은 담임교사와 부장교사가 투입돼야 하는 실정이다. 결국 이중으로 행정이 처리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최근 학교폭력 피해 및 가해 경험 조사와 주말 사교육(학원, 과외, 학습지, 인터넷강의) 참여 학생 수를 조사한 서울 H고등학교는 학교 주변 사교육 여건과 재학생의 가정환경 파악에 어두운 신규 교무행정사의 한계를 경험했다.

H고등학교 교무부장은 “담임 소관과 연관된 공문의 경우 교무행정사 선에서 파악하거나 처리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담임과 생활지도부장의 협조가 수반돼야 하는 상황”이라며 “결국 이중으로 행정을 처리하는 셈이어서 교무행정사 투입 효과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교육당국의 공문 발송 총량을 줄이는 것이 근본적인 대책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 B고등학교 교무행정업무전담 부장교사는 “공문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외부공문은 교과부와 교육청에서 내려온 것”이라며 “교육당국에서 공문 발송 총량을 줄이지 않는 이상 비정규직에 불과한 교무행정사 투입은 어림도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