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2년 9월 출범한 국가교육위원회가 3년 동안 60차례 회의를 열었지만 핵심 과제인 국가교육발전계획은 단 한 건도 의결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정책의 방향을 총괄해야 할 위원회가 사실상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국회입법조사처 김범주 입법조사관은 9일 ‘국가교육위원회 혁신의 우선순위’ 보고서를 통해 “위원회의 본래 역할인 교육정책의 조정과 합의 형성이 3년째 멈춰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위원회는 고교학점제 등 교육 현안에서 의견 조정에 나서지 못했고 국민 의견 수렴 기능도 형식에 그쳤다.

위원회가 3년 동안 처리한 안건은 34건. 이 가운데 국가교육발전계획 관련 안건은 한 건도 없었다. 국가교육과정 관련 안건이 13건, 국민 의견 수렴·조정 관련 안건은 1건뿐이었다. 나머지 20건은 내부 운영이나 외부 위원 위촉 등 행정 절차에 머물렀다.

위원회의 인력과 예산도 당초 취지에 크게 못 미친다. 국가교육위원회 직제에 따른 정원은 32명으로, 법 제정 당시 국회가 상정했던 104명의 3분의 1 수준이다. 예산도 2023년 기준 98억9000만 원으로 당시 추계된 190억 원의 절반에 불과하다.

입법조사처는 “전문위원을 한 명도 두지 않은 상태에서 정책 조사·연구 기능을 기대하긴 어렵다”며 “이런 구조로는 입법 취지 자체가 무력화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