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어린이집 버스에 이제 갓 돌 지난 아기들이 하나 둘 올라탄다. 아직 한창 엄마 품에 있어야할 아이들이 선생님의 손에 이끌려 다시 어린이집으로 들어간다.

“저희 어린이집에 24개월 미안인 아이들이 8명이 있는데요. 그중에 절반이 전업 엄마예요. 어떤 엄마는 집에 있으면서 자신이 피곤하다며 돌도 안 된 아기를 아침 8시에 맡기고 오후 5시 넘어서 데려가요. 의외로 그런 엄마들이 많아요.”

경기도에서 어린이집 보육교사로 일하고 있는 황모씨는 자신의 어린이집에 24개월 미만인 아이들의 절반 이상은 엄마가 전업이라며 안타깝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0~2세의 57%. 절반이상 영유아 아동이 시설을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아 전문가들은 생후 24개월미만 영유아는 엄마의 품에서 안정적 애착형성을 하며 자라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다.

이화여대 이기숙(유아교육과)교수는 “생후 24개월까지는 아이가 엄마와 안정된 애착을 형성하며 주변을 탐색하는 중요한 시기”라며“아이가 그 시기에 엄마와 떨어져 분리불안으로 애착형성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면 아이가 크면서 사회성발달에 많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유일 가트맨 공인 치료사인 최성애 박사는 상담 오는 청소년, 대학생들을 만나 이야기해보면 애착형성이 한사람 인생에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고 강조한다.

"얼마 전 겉으로 별 문제 없어 보이는 고2 학생이 상담 받으러 왔습니다. 하지만 초등학교 때 왕따를 당해 외국으로 조기유학을 보냈는데 거기서도 적응이 어려워 한국으로 다시 돌아왔는데 여전히 사회성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그 학생의 과거 유아기를 되돌아보니 엄마와 아빠가 맞벌이였습니다. 엄마가 일 년 정도 양육하다가 너무 힘들어 기관에 맡겼는데 당시 한창 애착형성을 이뤄야할 시기에 엄마와의 불리불안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시간이 지나면 좋아질 거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영유아 시기에 제대로 애착형성을 이루지 못하면 사회 부적응, 폭력, 왕따 문제 등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킵니다.”

최성애 박사는 실제로 청소년 상담센터에서 연구한 결과 청소년기에 많은 문제를 일으키는 학생들의 경우 대부분 부모와의 애착손상이 원인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얼마전 최성애 박사는 남자친구와 헤어져 자살 시도까지 벌인 여대생이 자신에게 찾아왔다며 이 여학생 역시 영유아시기에 부모가 맞벌이를 하면서 태어나자마자 놀이방에 맡겨져 엄마와 애착이 안정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최 박사는 엄마들은 24개월 미만의 영유아를 기관에 맡길 때 적응을 잘 할 것이라고 믿지만 그 시기에 아이들은 엄마와 떨어지는 건 생명의 위협을 받을 정도로 극도의 공포감에 휩싸인다고 말했다.

스웨덴의 경우 심각한 사회 범죄가 영유아시기에 부모와의 애착 형성 여부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내다보고 맞벌이 부부가 출산을 할 경우 엄마가 24개월까지 아이들을 볼 수 있도록 월급의 90%를 지원해주는 등 파격적인 정책을 펼친 결과 15년~20년 후 사회 강력 범죄가 무려 15~20% 가량이 줄어든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실제로 올 5월호 LA타임지의 표지는 ‘애착’에 대해 다뤄졌을 정도다. 따라서 전 세계적으로 영유아시기 애착손상이 사회에 얼마나 큰 악영향을 미치는지 집중 재조명하고 있는 것이다.

최성애 박사는 현재 우리나라는 거꾸로 가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며 0~2세 무상 보육 정책은 미래의 한국 사회 큰 재앙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나성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