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원숙 기자] 최근 경기침체와 더불어 정부의 사교육 억제 정책등으로 문을 닫는 학원이 점차 늘고 있다.

특히 학원 운영이 어려워지면서 일선 학원 강사들에 대한 처우도 사각지대에 놓이게 됐다.
억대 연봉도 옛말, 학원 강사의 수명도 불황의 그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한국교육개발원 및 교육통계서비스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학원수 7만6165, 학원 강사 수는 23만4144명에 달한다. 그러나 강사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전무한 상황으로 어디서도 보호받을 수 없는 학원 강사들의 처우가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학원에서는 관행적으로 학원 강사를 "근로자가 아니다"라고 생각한다. 이들은 근로소득세 대신 사업소득세 3.3%를 적용하고 4대보험을 제외시킨다. 이에 따라 퇴직금 지급도 꺼려한다.

중소학원의 경우 주5일 매일 8시간 근무인 전임강사의 경우 평균 월급은 150만원 안팎이다. 최근에는 이마저도 삭감을 하거나 지급이 제때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학원 강사를 대상으로 하는 한 법률 세무 상담 코너에는 1만4400여 건 이상의 상담이 쇄도하고 있고, 임금체불은 물론 4대보험이 되지 않아 노동청의 진정이 가능한지 퇴직금은 받을 수 있는지에 관한 질문이 대부분이다.

또 이런 분위기 속에서 학원 강사가 부당해고 통보를 받거나 강사에 대한 명예훼손, 모욕적인 비인간적 대우도 다반사다.

학원 강사의 삶은 고달픔의 연속이다. 학생이 한 명이라도 줄어들면 월급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학부모와 지속적인 면담이나 관계형성을 이루어야 하는 등 교습이외의 업무에도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자칫하면 폭탄강사가 되기 쉽기때문이다.

구성된 반 학생들이 타 학원으로 가거나 그만두게 되면 일명 폭탄강사로 낙인찍혀 쫓겨나기 십상이다.

목동에서 강사로 일하고 있는 김 모(35세)씨는 "하루 종일 화장실갈 시간도 없이 스트레이트로 일을 하고 있다"면서 "학원장이 수업 강도를 높이는 일은 당연한 일이 됐고 강사들은 아무 말도 못하고 무조건 따르는 상황이 됐다"고 하소연한다.

특히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외국인 강사들과 다르게 계약서를 쓰지 않는 한국 강사들에게 시간외 근무와 잡일이 돌아와 인종차별까지 느낄 지경이다"고 토로했다.

또 "학생을 가르치는 선생님으로 자부심을 갖고 일하고 있지만 정작 학원에서는 학생을 다루듯 청소를 시키거나 혼을 내는 일도 흔하다"면서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지'라는 말이 있듯이 강사를 언제나 대체 가능한 소모품으로 여기는 현실이 더 서글프다"고 설명했다.

대치동에서 초등학생 수학을 가르치고 있는 학원 강사 A씨는 "대형 타 학원으로 옮겨가는 학생들이 많아지면서 언제 일을 그만둘지 모르겠다" 면서 "학원가도 부익부 빈익빈이고, 학원 강사도 마찬가지라 처우는 커녕 계속 이 일을 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라고 안타까워 했다.

근로자가 아닌 개인사업자로 등록되어 있는 처우에서 항시 근로환경은 위태위태한 상황이다. 강사에 대한 처우 개선 목소리는 높지만 딱히 개선될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전국적으로 수많은 학원 강사들이 일선에서 일을 하고 있으나, 그에 대한 처우는 요원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