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대학들이 봄맞이 축제를 여는 가운데 올해 지역 국립대들이 ‘최정상급 아이돌’을 축제에 부르기 위해 수억 원을 쓸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교육계에서는 정부가 학령 인구 감소에 대응해 경쟁력 있는 일부 지역 국립대를 집중 지원하자, 호주머니가 두둑해진 이 대학들이 돈을 방만하게 쓰는 것 아니냐는 지적.

  실제 올해 축제 예산을 대폭 늘린 부산대·순천대·경국대 모두 지난 2023년 말 혁신하는 지방대에 5년간 1000억원을 지원하는 정부 ‘글로컬 대학’ 사업에 선정.

  부산대는 오는 28~30일 열리는 학교 축제 ‘대동제’를 준비하기 위해 조달청에 용역 입찰 공고를 내며 사업비 3억3000만원을 계획. 국립대들은 그간 축제에 유명 연예인을 부르기보다 학생과 교직원, 지역 예술 단체 등이 주도해 축제 개최. 그러나 지난해 3억300만원을 축제에 사용하며 지난 2023년 축제 비용 1억 5000만원보다 배 이상 사용한 것이 알려져. 대학에서 축제 한 번에 3억원 넘는 돈을 쓰는 건 유례를 찾기 어려워. 요즘 유명 아이돌이 학교 축제에서 20~30분 공연하고 공연비 3000만~5000만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있기에 ‘최정상급 아이돌’을 축제에 부르는 게 목적이라 볼 수 있어.

  다른 지역 국립대들도 최근 축제 투입 예산을 대폭 늘리고 있어. 국립순천대는 오는 28~29일 이틀간 열리는 축제 사업비로 1억7950만원을 쓴다고 최근 용역 입찰 공고. 이 학교 대학회계에 따르면, 축제 운영비는 지난 2023년 4000만원에 불과. 그런데 지난해 1억500만원을 들여 ‘에이핑크’ ‘멜로망스’ 같은 유명 아이돌을 축제에 불러. 순천대는 올해 입찰 공고에서 ‘최정상급·정상급 아티스트 각 2~3팀 이상 섭외’를 조건으로 내걸어.

  안동대와 경북도립대가 합쳐져 올해 3월 통합 대학으로 출범한 국립경국대와 국립부경대도 아이돌을 불러 모으기 시작. 학생들에게 무료로 배포된 좌석표가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7만~8만원에 암표로 팔리는 일까지 벌어져.

  일각에서는 정치권에 진출하려는 국립대 총장이 ‘표(票)퓰리즘’으로 대학 축제를 이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와.

  이에 대해 지역 국립대들은 “지역의 문화 소외가 갈수록 심화하는 점 등을 감안해야 한다”고 입장 밝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