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D초 학부모총회 엿보기
계획은 장황했지만 내용은 빈약했다. 지난 21일 서울 D초등학교의 학부모총회가 그랬다.
D초는 자녀의 교실로 모인 학부모에게 학교운영위원회 소개와 학교장 인사, 학교교육활동 및 교육사업 안내를 모두 방송으로 진행했다. 발표를 맡은 부장교사들은 장황하게 목록을 늘어놨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학교특색사업 3가지와 시행될 예정인 교육사업 4가지가 간략하게 소개됐다.
지역사회 네트워크와 문화체험학습을 진행할 계획이라는 방과후학교부장교사나 학생들의 복지를 위해 치과, 안과, 척추검사를 할 예정이라는 교육복지부장교사의 발언은 2분이 채 안 됐다.
방송이 끝나자 학부모들이 하나 둘 입을 열었다. 문화체험 행사는 언제부터 실시하는지, 문화체험을 같이 진행하는 기관은 어떤 곳인지, 안과와 척추검사 대상자 기준은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이 이어졌다.
인성진로교육부장교사의 “사소한 장난과 욕설도 생활기록부에 기록될 수 있다”는 발언과 교무부장의 “학부모 교원평가에 참여하려면 나이스에 꼭 가입해야 한다”는 말에 학부모들은 “구체적으로 어떤 장난과 욕설을 말하냐”고 물었다. 뒤에서 조용히 손을 든 한 학부모는 나이스 인터넷 접속방법을 물으며 “가입방법을 알려 달라”고 요청했다.
학부모 손에 들린 7장의 학부모 총회 안내서에는 도식화된 교육청 교육목표와 학교장 경영관, 학사일정, 학교연혁이 6장에 걸쳐 이어졌다. 학생들의 교육활동은 1장에 불과했다. 교실을 나온 학부모들은 “(학부모총회가) 차린 것은 많았는데 정작 먹은 건 없다”며 교문으로 발길을 돌렸다. 바로 옆 강당에서는 학부모회 선출 투표가 열리고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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