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교육대학원 그룹 연구(김고운 외, 2012) ‘현 정부의 학습 부진아 정책에 대한 문제제기’에 의하면 교원의 70% 이상이 ‘효과 없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나 해당 정책의 실효성 제고가 필요하다는 평이다.

이와 관련, 김중훈 좋은교사 편집위원장은 “교과부 발표에 의하면 일제고사 및 학습부진아 정책은 대단한 성공을 거둔 것으로 보이나, 해마다 국가수준성취도 평가 이후에는 학교 현장에서 성적조작, 시험부정 등과 같은 일어나서는 안 될 문제가 계속 발생되고 있다”며  “정책 의도와 목적과는 상반된 상당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고 전했다.

교육청에서 학교 평가담당자 연수를 통해 성적을 올리는 요령을 소개하거나, 장학사가 학교를 방문해 현장 감사 수준의 점검을 하는 등 학교에서 느끼는 압박이 크다는 것.

김중훈 위원장은 지난 12일 좋은교사운동이 주최한 「학습부진아 지도, 학교에서의 지도 사례를 통해 문제와 내실화 방안을 모색한다」토론회 주제 발표를 통해 학습부진아 정책에 대한 교사들의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좋은교사운동 세미나실에서 「학습부진아 지도, 학교에서의 지도 사례를 통해 문제와 내실화 방안을 모색한다」토론회가 개최되었다.

정책이 성공적인지 묻는 질문에 ‘매우 동감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73%, ‘동감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27%로 나타나, 다수가 교과부의 성과 발표에 대해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학습부진아 지도방법에 대해서는 71%가 ‘문제풀이 중심’이라고 응답했다.

김 위원장은 “대부분의 학교에서 문제풀이 중심으로 학습부진아를 지도하고 있다”며, “문제풀이 중심으로 지도하는 것은, 학습부진아에게 더 심한 고통을 줄 수 있고, 수준에 맞는 적절한 지도 아닌 비교육적인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교사들이 학습부진아를 지도하면서 절감하는 난제는 ‘가르치기 어렵다는 것’이라며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세 가지로 제시했다. ▲사회적·경제적 요인, 성격·태도·동기부족 등 개인적 요인, 학습 습관·방법·결손 등 학습적 요인과 같은 복합적 원인을 가졌다는 점 ▲학습부진아는 대체로 초등학교 3학년 학업성취도 평가 이후 공식적으로 개입이 시작되므로 시기적으로 이미 늦는다는 점 ▲학습부진아는 사회적 구조인 양극화와 긴밀한 관련성이 있기에, 정상적인 인지능력을 가지고 태어났더라도 적절한 돌봄을 제공 받지 못함으로 인해 발생되는 정서적·발달적 장애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는 악순환 구조를 한 명의 교사가 해결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인천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아이들에게 너무 미안하다”며 “우선 방과 후에 좀 더 잘 지도하고 싶지만 각종 공문을 처리해야 하고, 팝업으로 계속 자료 요청이나 공지가 뜬다. 정작 남아도 학생을 잠시라도 가르칠 틈이 없을 때가 너무 많다. 사실 학교에서 교사는 하루 종일 화장실 갈 시간도 없는 게 현실”이라며 수업과 생활지도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줄 것을 호소했다.

2011년 도입된 학습보조인턴교사의 문제점도 지적된다. 학습부진아 지도는 경험이 많은 교사도 지도하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전문성과 사명감이 부족할 수밖에 없는 보조교사가 학교 현장에서 학습부진아를 담당하는 것은 효과적이지 않다는 것.

실제로 경기 A교육지원청 장학사는 “인턴교사의 주된 시행 목표가 행안부의 일자리 창출이기 때문에 전문성을 따져가며 채용할 수 없는 실정이다”고 말했으며, 서울 B초등학교 학습보조인턴교사는 “막상 학습부진학생을 지도하는 것이 정말 쉽지가 않다. 이 학생이 교실에서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도무지 알 수 없고, 학습부진이라는 것 외에 어떠한 정보 교류나 역할분담이 없었다”며 구조적 어려움을 호소했다.

한편, 정규교사들이 학교 현장에서 학습 부진아를 지도하면서 호소하는 어려움은 학생이 남아있지 않는다는 것, 지도하기 어렵다는 것, 교과부와 교육청으로부터 오는 압력과 부작용이 있는 것 등으로 요약된다.

학생 C는 “학년이 올라갈 때마다 공부하는 선생님이 바뀐다. 작년에는 형이랑 공부했고 4학년 때는 옆 반 선생님하고 공부했는데 솔직히 핑계대고 도망간 적도 많다. 가면 문제집만 푸는데, 어떨 때는 이전 학년 문제집도 풀고, 어떨 때는 지금 학년 문제집을 푼다”고 말한다. 학생의 입장에서는 누군가가 지속적이고 세밀하게 지도해주는 것이 필요한데, 가르치는 사람이 자주 바뀌고 학습내용 또한 계획적이지 않을 뿐 아니라 주로 문제풀이 위주이기 때문에 그야 말로 핑계대고 도망간다는 것.

교사 D씨는 “학습부진 보충지도를 하려면 학부모님의 동의가 필요한데, 대부분의 학부모님들이 반가워하지 않고 시키지 않으려고 한다. 막상 대부분의 아이들이 그냥 도망을 가버리고, 남아 있는 아이들도 억지로 남기 때문에 가르치기가 너무 힘들다”고 말한다.

학부모 E씨는 “우리 아이는 담임선생님, 대학생, 학습 부진아 전담 강사 등에게 몇 년 동안 지도받았는데도 계속 부진아다. 이러니 아이 기만 죽는 것 같아서 더 이상 시키고 싶지 않다”고 호소했다.

김 위원장은 “근본적이면서 지속적으로 학습부진 학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 전문성을 갖춘 교사”라며, “정규교사 자격을 가지고 있으며, 대학원에서 전문 코스를 전공하든지 학습장애와 특수교육에 대한 특별연수를 받은 ‘특별지원교사’ 도입을 제도화 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