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에서 정근식 후보가 당선됐다.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며 선거운동을 펼친 가운데 17일 새벽, 종료된 개표결과 정근식 당선자는 득표율 50.24%를 기록했고 보수 진영 조전혁 후보는 45.93%로 4% 포인트 이상 앞섰다. 최보선 후보가 중도사퇴를 하면서 진보 진영의 단일화가 정근식 후보 당선에 탄력을 주었다고 볼 수 있다.

이번 투표율(23.5%)은 가장 최근에 실시된 교육감 보궐선거인 지난해 4월 울산시교육감 선거 투표율(26.5%)보다 낮다. 이에 교육감 직선제가 처음 도입된 2008년 선거 이후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20%를 간신히 넘긴 투표율 때문에 이번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는 명분도 없고 실리도 없는 체면치레에 불과한 선거가 되었다. 투표율이 저조한 이유는 분명했다. 보수와 진보 진영 후보들이 내세운 공약들은 예나 지금이나 변한 것이 없이 동일하였기에 투표자들을 투표장으로 모으지 못했다. 이에 교육정책은 상실된 정치판에 불과한 보궐선거라고 보는 이들이 많다.

정근식 당선자는 당선소감으로 “이번 선거는 교육의 미래를 선택하는 중요한 순간이었다. 여러분의 선택이 서울교육을 바꾸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며 “아이들이 창의력과 협력, 그리고 자율성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정근식 당선자는 조희연 전 서울시교육감의 대표 정책인 혁신학교의 계승과 확대를 공약으로 내세웠고 초·중·고 역사 교육도 강화할 것을 강조했다. 또한 교육 양극화 해소에 주력하는 동시에 기초학력 보장과 미래 역량 강화로 교육 격차를 줄이겠다는 포부도 내비쳤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시교육청과 대학 간 협업으로 '학습진단치유센터'를 설치할 계획이며, 시험 없이도 학생의 학습 능력을 파악할 수 있는 '자치구별 자기주도형 학습나침반' 설계를 내놓았다.

무엇보다 문재인 정부 당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 위원장을 거친 만큼, 교실 수업에서 학생의 사고 역량을 제고하고 역사적 자기 정체성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제안했다. 이에 시교육청 역사위원회와 역사 자료센터 건립 등이 뒤따를 예정이다.

이번에 당선된 정근식 당선자는 1957년생(67세)으로 전주고, 서울대 사회학과, 서울대 대학원 사회학과 석·박사학위를 받았고 그동안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 위원,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연구소장, 제주 4·3평화재단 이사, 진실, 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 위원장, 한국냉전학회 회장, 전남대 사회학과 교수,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장으로 활동했다. 차기 서울교육감의 임기는 당선 직후부터 2026년 6월 30일까지 1년 8개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