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비를 경감하기 위해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사교육비 상승의 요인으로 이른바 '킬러문항'과 ‘학원가 카르텔’을 지목하고 있다. 교육전문가들은 사회에 팽배해 있는 학벌주의와 학력에 따른 임금차별을 없애야 사교육비를 경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킬러문항을 배제하고 변별력을 확보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킬러문항 출제로 수능 공정성이 저하되고, 사교육이 유발되고 있다는 정부의 지적에 따른 조치다.
정부는 앞서 학원가가 킬러문항을 이용해 학생·학부모의 불안감을 조장하고 이득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위 학원가의 카르텔과 부조리를 단속해 사교육비 거품을 빼겠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하지만 이 같은 정부의 조치는 사교육 증가의 근본적 원인을 해결하지 못한다. 킬러문항 배제로 인한 사교육비 경감 효과는 희박할 가능성이 크다. 킬러문항 배제의 영향은 정시에서 의대 등을 목표로 하는 최상위권 학생에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수능 난이도가 쉬워지면서 재수생이 늘고 사교육비가 증가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나온다.
학원가 카르텔·부조리 단속도 입시업계에 부정행위를 근절한다는 데 의미가 있으나. 사교육 경감의 효과는 크게 기대하긴 어렵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과도한 입시경쟁과 학벌주의, 학력에 따른 임금차별 등으로 사교육비가 증가되었다. 자녀의 사교육비에 많은 돈을 투자하는 학부모들은 자녀의 미래를 위해 올인했다. 자녀를 명문대에 보내지 않으면 안정적인 미래가 보장되지 않을 거라는 관습 때문이다.
국내에서 어느 대학을 졸업하느냐는 향후 수입과 큰 연관성을 갖는다. 또한 최상위권 대학 졸업자들은 최하위권 대학 졸업자들보다 평생 24.6% 더 많은 임금을 받는다.
우리나라 대학을 살펴보면 대학 간 격차가 너무 크고, 이외에도 학생·학부모가 선호하는 대학은 한정돼 있다. 대학 간판보다 능력을 우선시하는 사회가 되었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정부 차원에서 사교육비를 경감하기 위한 근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더 나아가 사교육을 받지 않아도 공교육만으로도 충분히 대학에 진학하고, 취업할 수 있는 사회가 뒷받침 돼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