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영 건국대 교수 주장
“교육부 관변학자들이 대표성을 너무 크게 갖는다. 정부 용역과 데이터를 독과점하면서 학계에서 실력 이상으로 인정받는 것 같다.”
서울 소재 한 대학교수가 관변 교육학자들을 향해 ‘과대평가 됐다’며 공개 비판하고 나섰다. 김진영 건국대 교수는 14일 동국대에서 열린 한국교육정책연구원 주최 세미나에서 ‘한국의 경제학자가 교육정책에 미친 기여와 해악’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이 같은 주장을 내놨다. 김 교수는 먼저 교육학자와 교육계에 대한 개인적 경험이라고 전제한 뒤 일부 교육학자들을 겨냥해 ‘교육부에 포획된 인물’이라고 직격했다. 특정인을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관변학자들이 대표성을 너무 크게 갖고 있다”는 말로 교육계 주류세력을 공개 비판한 것이다.
그러면서 “교육부와 관계가 깊은 학자들이 용역과 데이터를 독과점하면서 논문을 다량 생산하는 등 학계에서 실력 이상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꼬집었다. 반면 자신의 경우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폐지해야 한다고 꾸준히 주장하자 교육부의 연구용역 의뢰가 사라져 갔다”고 털어놨다.
교육학자들의 폐쇄적 편협성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김 교수는 “교육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폭넓은 사회 현상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면서 “교육이 대단히 중요하지만 교육만 중요한 것은 아니다”고 꼬집었다.
김 교수는 또 “교육학자들은 다른 학문을 하는 사람들이 왜 교육문제에 관심을 갖느냐고들 하는데 그런 발언 자체가 매우 안타깝다. 더 나은 교육을 위해서는 많은 학문에서 교육에 참견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尹 정부, 반도체 인력 양성 정책엔 ‘저렴한 시각’ 직격탄
교육학 자체도 교육사회학, 교육심리학, 교육행정학 등 분야가 많은데 왜 사회학, 심리학, 행정학 등에서 교육에 관심을 가지면 안되는지 모르겠다고도 했다.
경제학이 교육에 미친 영향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면과 긍정적인 기대를 고루 언급했다.
먼저 경제학이 교육에 미친 해악으로 대학정원 확대와 외고 등 특목고 확대를 각각 꼽았다. 대학정원 확대에 대해서는 허술하기 그지없는 경제이론 적용의 실패 사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영재고와 과학고는 적정 수준이지만 외고 등 특목고 확대는 바람직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정부의 반도체 인력 양성 정책에 대해서도 ‘저렴한 시각’이라는 말로 낮는 평점을 줬다.
김 교수는 “교육이 경제성장 혹은 발전에 필요한 사람을 길러내는 도구라는 인식은 적어도 역사를 반세기 이상 후퇴시키는 퇴행이라고 본다”면서 “반도체 인력 양성 관련 대학교육의 변화요구나 학제개편 등은 이러한 저렴한 시각을 반영하는 대표적 사례”라고 개탄했다.
이와는 반대로 경제학이 교육에 미쳤으면 하는 영향에 대해서는 직업교육에 대한 지원을 꼽았다. 김 교수는 “저소득층이 더 많이 진학하는 전문대 등 직업교육에 더 큰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편 김 교수는 경제학자 출신으로 교육부 장관을 맡고 있는 이주호 장관에 대한 개인적 평가도 내놔 눈길을 끌었다.
그는 사견을 전제한 뒤 “이 장관은 순수하고 학생에 위하는 마음이 굳건한 사람이다. 특히 학생들을 위한 교육정책을 여러모로 생각하고 있으며 경제학계의 최신 연구를 꾸준히 따라잡기 위해 노력하는 학자라고 추켜세웠다. 또 (이 장관 취임으로) 대학정책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지금과 같이 정권의 지지율이 낮아 이 장관이 추진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으리라 생각한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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