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중·고교에서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밝힌 학생 비율이 9년 만에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등교 수업이 확대되면서 코로나19 이전과 동일한 수준으로 늘어났다.
교육부는 전국 시·도교육청 의뢰로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실시한 '2022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이같이 지난 6일 공개했다. 전북은 자체 조사를 실시해 제외됐다.
이번 조사에서 언어폭력은 전수조사가 시작된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의 응답률을 보였다. 폭력을 당한 학생 약 91%는 피해 사실을 주변에 알리거나 신고했다.
조사에는 321만명이 참여, 학폭 피해를 묻는 질문에 초·중·고 전체 학생의 1.7%인 약 5만3800여명이 '그렇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해 조사 당시(1.1%)보다 0.6%포인트 늘어난 것으로, 전수조사가 시작된 지난 2013년(2.2%) 이후 9년 만에 두 번째로 가장 높은 수치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1.6%)과 비교해 0.1%포인트 높다.
학교급별로 살펴보면, ▲초등학생이 3.8%로 가장 높고 ▲중학교 0.9%, ▲고등학교 0.3% 순이다. 특히 초등학교는 전년도(2.5%) 대비 1.3%포인트 올랐다. 중학교는 0.5%포인트, 고등학교는 0.12%포인트 각각 올랐다.
폭력의 형태는 ▲언어폭력 비중이 전체 41.8% 이어 ▲신체폭력 14.6% ▲집단 따돌림 13.3% ▲사이버폭력 9.6% ▲스토킹 5.7% ▲금품갈취 5.4% ▲강요 5.3% ▲성폭력 4.3% 등 순이다.
이중 집단 따돌림은 14.5%에서 13.3%, 사이버폭력은 9.8%에서 9.6%로 지난해 조사보다 비중이 줄었다.
초등학교에서 언어폭력 응답률이 높아진 데 대해서는 실제 피해보다 학생들이 피해를 더 민감하게 느꼈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고 교육부는 전했다.
'주위에 학폭 피해를 알리거나 신고했다'는 학생은 전체 90.8%로 나타나 전년(89.3%) 대비 1.5%포인트 높아졌다. 이는 지난 2017년(78.8%) 이후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피해 사실을 알린 사람으로는 '보호자나 친척'(38.1%), '학교 선생님'(28.1%) 등 순이다.
신고하지 않은 학생(9.2%)은 그 이유로 '별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서'(30.4%)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스스로 해결하려고'(21.1%), '이야기해도 소용이 없을 것 같아서'(17.3%) 등 순으로 집계됐다.
가해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학생은 1만8500여명(0.6%)이다. 지난해 조사보다 0.2%포인트 증가했고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0.6%)과 응답률이 같았다. 가해 학생 34.5%는 ▲장난이나 특별한 이유 없이 학교폭력을 저질렀다고 답했다. 뒤이어 ▲상대방이 먼저 괴롭혀서(22.1%) ▲오해와 갈등(12.2%) ▲화풀이 또는 스트레스 때문에(9.4%) 등이 가해 이유다.
학교폭력을 목격했다고 답한 학생은 12만2000명(3.8%)으로, 전년 대비 1.5%포인트 증가했다. 2019년(4.0%)보다는 0.2%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목격한 후 행동으로는 ▲피해를 받은 친구를 위로하고 도와줬다(32.2%) ▲때리거나 괴롭히는 친구를 말렸다(20.7%) ▲주위에 알리거나 신고했다'(16.9%)였다. ▲폭력을 목격했지만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는 응답률은 29.3% ▲나도 같이 괴롭혔다도 0.9%로 조사됐다.
교육부는 경찰청, 여가부 등과 함께 학교폭력 피해 발생 시 신고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을 구축하는 등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가해 학생의 학생부 기록 삭제 요건을 강화토록 초등교육법 시행규칙도 개정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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