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 초·중·고를 운영하는 학교법인(한국사립초중고등학교법인협의회)들이 교사를 신규 채용할 때 필기시험을 교육청에 위탁해 실시하게 한 개정 사립학교법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교사선발은 사학 자율성의 핵심인 만큼, 국가가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이유다.

22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한국사립초중고등학교법인협의회는 전날 “개정 사립학교법은 위헌”이라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냈다.

오는 25일부터 시행되는 개정 사립학교법에는 사립학교 교사를 신규 채용할 때 필기시험을 포함시키고, 이를 시ㆍ도교육감에게 위탁해 실시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일부 사립학교의 구조적ㆍ반복적인 부정ㆍ비리를 막기 위한 조치다. 

지금까지는 사립학교가 교사를 채용하는 경우 직접 필기시험을 실시하거나 교육청에 시험을 위탁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었다. 대부분 사립학교가 교원 인건비를 교육청에서 재정결함보조금으로 지급받고 있고, 무상교육이 확대돼 채용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취지다.

법인협의회는 "사학 건학이념에 맞는 인품과 자질을 갖춘 훌륭한 교사 선발이 반드시 필기시험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며 국공립과 비교해 교원의 질적 저하마저 초래할 수 있다"며 "사학 자율성의 핵심 부분인 교사 선발에 국가가 개입하는 것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교직원에 대해 징계가 미흡할 경우 교육청 징계심의위원회가 재심의하고 그 심의 결과에 따라 징계해야 하며, 그에 불응 시 임원 승인을 취소하고 10년까지 임원 취임을 불허하는 개정 사립학교법 조항에 대해서도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이어 해당 조항인 사립학교법 제53조의2가 교사 선발에 국가가 과도하게 개입해 헌법이 보장하는 사학 자율성을 침해당했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