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거점 국립대학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현재의 대학을 연구중심대학으로 전환시켜야 한다고, 각 대학 총장들과, 전문가들이 입을 모았다.

국가거점국립대학교총장협의회(회장 김동원, 전북대학교 총장)는 3월 30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전국 10개 국립대학교 총장, 정종철 교육부 차관, 김병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장 등이 모인 가운데, ‘국가 균형발전과 지역대학의 역할’을 주제로 2022년 제1차 고등교육 정책포럼을 개최했다.

참석한 교육계 실무자들은 현재의 지방거점국립대학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을 대폭 늘려 연구중심대학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해진 국회교육위원회 위원장은, “지방거점 국립대학들을 연구중심대학으로 전환하는 것이 단기간에 대학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법”이라며, 미국의 대학들을 예로 들었다.

정종철 교육부 차관은, “세상의 빠른 변화에, 교육을 포함한 모든 정책들이 뒤처지고 있다”고 지적하며, 지방국립대학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변화에 빠르게 대처해야 하고, 정부가 이를 적극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윤석열 정부의 고등교육정책 방향’을 주제로, 국립대학교 총장들과 김병준 위원장 간의 간담회가 진행됐다.

▲ 지난 30일 열린 2022년 제1차 고등교육 정책포럼에서 김병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지역균형발전위원장이 전국 10개 국립대학교 총장들과 토론하고 있다.

대학 총장들은 현재 서울대의 3분의1 수준에 불과한 지방국립대학 학생 1인당 지원비 수준을 끌어올려, 지방국립대학을 연구중심대학으로 변모시키는 것을 핵심으로 한 국립대학법의 제정을 김 위원장에게 제안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새 정부가 출범하지 않은 상황에서 법제정 논의는 이르다며 답변을 미루고, “하지만, 지역균형발전을 위해서도 지방거점국립대학이 중심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 앞으로 지방대학의 경쟁력 육성을 위한 고민과 대화를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총장들은, 교육부와 관련해 ‘과기부와 통합된다’, ‘역할이 축소된다’ 등의 설이 나오는 것과 관련해 교육부의 존치를 요구했으나 김 위원장은 “정부조직 개편은 종합적인 문제라 제가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다만, 교육을 포함한 모든 영역에 있어 지방 정부, 지방청의 권한, 역할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고만 답했다.

한편, 오세정 서울대 총장은 ‘대학의 미래-지역사회와 상생하는 연구중심대학’을 주제로 발표에 나서, ‘한국 대학 위기의 원인’에 대해 ▲포스트 코로나 사회와 세계적인 대학의 변혁 ▲한국 인구구조의 변화(학령인구 감소) ▲고등교육 예산의 한계 ▲대학 구성원의 안이한 대응과 기득권 지키기 등을 지적하고, “교육·연구 중심, 산학협력 시대를 지나 대학과 지역사회의 상생을 위해 지역별로 특성화된 연구중심대학 육성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김동원 협의회 회장은 “10개 국가거점국립대학은 지역과 국가 균형발전을 이끌어야 할 막중한 책무가 주어져 있다”며 “선진국형 고등교육 체계 구현을 향해 국가가 큰 틀에서 지원하고, 지역적·기능적으로 특화 성장하는 대학 발전전략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포럼을 주관한 김헌영 강원대 총장은 “국가거점국립대를 세계적인 수준의 연구중심대학으로 육성하고, 지역에 뿌리내리고 있는 ‘강소(强小)대학’의 경쟁력을 키운다면, 이를 동력으로 삼아 국가균형발전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