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3D프린팅 유해성 피해자들의 공무상 재해 인정이 1년이 넘게 답보하고 있는 상황에서 안전강화에 나섰다. 지난 8일 교육부(장관 유은혜)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다섯 개 관계부처 합동으로 3D프린팅 이용자가 유해물질 방출이 적은 장비·소재를 안전한 방법으로 이용하는 작업환경 조성을 위해 ‘3D프린팅 안전 강화대책’을 마련했다.

그간 ▲3D프린팅 안전교육 의무화 ▲실태조사 및 작업환경 개선 컨설팅 ▲안전기술 R&D ▲공공조달 3D프린팅 장비에 주의사항 표시 의무화 등 안전 대책을 추진해 왔지만 범부처별 공식적인 안전강화대책이 발표된 것은 처음이다.

3D프린터를 활용한 지 5년 만인 2018년 2월 육종암 진단을 받고 사망한 서울 경기과학고 교사를 비롯 세 명의 교사가 공무상 재해를 신청했으나 인사혁신처는 지난해 2월 신청이후 1년이 넘도록 조사 중이다.

이날 발표된 안전강화대책에 의하면 3D프린팅은 소재(필라멘트)에 고열이 가해지는 작업 과정에서 미세입자 및 휘발성유기화합물이 방출되어, 충분한 안전조치 없이 3D프린팅 작업을 할 경우 건강상 위험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매년 실태조사를 실시, 3D프린팅 활용이 많은 ▲과기정통부 3D-FAB, 연구기관 등 ▲교육부 학교 ▲중기부 메이커스페이스, 창조경제혁신센터, 국립공고 ▲고용부 직업훈련기관 등의 안전을 점검하고 안전 미흡 기관은 이용을 자제하도록 권고하고, 3D프린팅 작업 시 방출될 수 있는 유해물질과 그 인체 영향 정보 등을 함께 제공하여 작업 안전 경각심을 제고할 예정이다.

지난달 8일 전국 교사 5천여명의 교사들의 서명을 들고 3D프린터를 사용하다 육종암으로 사망한 교사의 공무상 재해를 인정하라고 인사혁신처에 촉구한 직업성·환경성암환자찾기119는 3D프린팅 과정에서 이미 필라멘트 소재에 노출된 교사와 학생에 대한 전수 조사및 대책이 빠진 것과 삼차원프린팅산업진흥법 개정내용에서 품질인증·기관지정 의무화, 그리고 3명의 육종암 교사에 대한 재해인정에 대한 대책을 촉구하며 이날 성명서를 냈다. 직업성암 현재순 실장은 “그간 3D프린팅 안전교육과 주의사항 표시를 의무화 하는 등 안전대책을 강구해 왔다”면서 “이번에 정부가 3D 프린터 안정 강화대책을 내놓은 것은 3D 프린터의 유해성을 인정한 것”이 아니냐며 “3D 프린터에 노출된 교사나 학생들이 전국에 많을 것이라며 정부는 속히 전수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재해인정을 조사중인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해외 여러차례 3D프린터의 유해성이 연구됐지만 육종암은 워낙 희귀병이라 인과관계가 전무한 상태”라며 이를 밝히기 위해 “작년 4월부터 산업안전보건연구원에서 역학조사를 하고 있는데 선례가 없는 역학조사다 보니 원인이 밝혀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재해인정기간이 따로 정해진 것은 아니고 산재인정이 평균 1년 걸린다는 것이지 이런 희귀질병을 1년 안에 입증하기는 어려움이 있다”면서 물리적인 연구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안전강화대책에 대해서 “3D 프린터의 유해성은 어느정도 밝혀지고 있어서 더 이상 피해자들이 나오지 않도록 방지차원에서 마련차 발표된 것”이라며 “피해자들에 관련 역학조사는 역학조사대로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그렇다’는 분석이 나오기 위해 검토 중이라며 하루빨리 인과관계 결과가 나오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교육부는 3D프린팅 담당 교사의 안전 이용실태 점검 등을 위해 3D 프린팅 이용 정보를 수집·관리하는 앱을 개발·배포,유해물질 방출이 적은 3D프린팅 소재·장비 보급을 확대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