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교육청이 수업 중인 교실에 들어가 여교사를 폭행한 학부모를 교권침해 행위로 경찰에 고발했다. 인천교육청이 교권침해로 학부모를 고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나, 폭행사건 발생한 지 두 달 만에 형사처벌 대상으로 인정하는 등 피해 교사에 대한 늦장 대처가 논란이다.

인천교육청교권보호위원회는 교원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 위반 혐의로 학부모 A씨를 경찰에 고발했다고 지난 16일 밝혔다.

인천시 교육청은 학부모인 A씨가 지난해 11월 18일 오후 인천의 B초교 교실에 들어가 수업 중이던 C교사에게 욕을 하고 복도로 끌어내 목 등을 때려 상해를 입혔다고 밝혔다. 또 학교폭력 가해학생이 아들인 A씨는 당시 남성 2명과 함께 사전 연락도 하지 않고 학교로 찾아가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누가 신고했느냐, 교사 못하게 옷을 벗기겠다”는 등의 욕설을 하면서 C교사를 끌어내 폭행했다고 덧붙였다.

B초교는 12월 3일 교권보호위원회를 열어 A씨의 교육활동(교권) 침해를 인정했다. 피해교사 C씨에게 지원된 것은 특별휴가(최대 5일)와 정신과 치료비(최대 100만원) 정도다. 폭행 사건 직후 교사 C씨는 병원에서 진단서를 발급받아 A씨를 상해와 폭행, 명예훼손,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고소했다. 관할구청도 학부모 A씨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현재 피해교사 C씨는 정신과·정형외과 치료 중이다.

인천교육청은 사건 발생 55일 후인 1월 12일에야 교권보호위원회를 열어 A씨의 교권침해를 형사처벌 대상으로 보고 고발(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을 결정했다.

피해교사 C씨는 “늦었지만 교육청 고발을 다행으로 생각한다”며 “혼자 폭력사건을 감당하는 것은 너무 힘들다. 교육청 고발을 이끌어낸 것도 내 몫이었다. 교육청이 더 적극적으로 피해 교사를 지원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교육청이 피해 교사에게 법률자문을 지원할 수 있지만 이 자문은 공문을 통해서만 진행하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 이에 C씨는 교감의 도움으로 1차례만 교육청 법률자문을 받은 뒤 사비를 들여 변호사를 선임했다. C씨는 “교육청이 교원배상책임보험을 이용할 수 있다고 안내했지만 이 보험은 내가 재판에 넘겨져 무죄를 받을 때만 변호사 비용을 지원한다”며 “당장 나에게 도움되는 것이 아니다. 변호사 상담, 물리치료비, 심리 상담 등 현실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인천교육청은 “올 3월부터 교원배상책임보험 제도를 개편해 경찰 수사단계부터 변호사 비용을 지원하도록 노력하겠다”며 “교육청 교권보호위가 올 1월 열린 것은 B씨의 말과는 달리 신청 공문이 지난해 12월22일 접수됐기 때문이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