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교육청과 서울시의회의 반대로 본인이 추진해오던 핵심사업들이 대부분 무산되다시피 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22일 “예산 정국 막바지로 서울시 재정 여건이 매우 어렵다”며 서울시교육청에 교육 관련 예산을 더 배당할 것을 요구했다.

서울시는 지난 11월 1일, 2022년도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서울시교육청이 추진해온 학교와 지자체 연계사업인 ‘혁신교육지구’의 예산안을 2021년의 125억원에서 65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삭감하면서 시교육청과 서울시내 자치구를 상대로 갈등을 일으켰다.

혁신교육지구는, 각 자치구와 자치구 내 대학교가 상호협력하여 지역발전과 학업의 연계를 이루는 조희연 교육감의 중점사업 중 하나이다.

서울시는 오세훈 시장의 역점 사업인 ‘서울런’의 예산을 168억원으로 책정함으로써 지자체와의 갈등의 골을 넓혔다. ‘서울런’은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무료 인터넷 강의 지원사업으로 서울시의회 의원들로부터 기존의 EBS 강의와 크게 다를 바 없으며, 사교육업체를 지원하는 사업에 지나친 예산을 투자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결국 이달 1일 서울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는, ‘서울런’의 예산 168억원을 전액 삭감하는 안을 의결한 반면, 기존의 ‘혁신교육지구’에 대한 예산은 125억원으로 다시 원상복귀됐다. 또한 같은 날 보건복지위원회는 서울 안심소득 시범사업(74억2천만원)과 서울형 헬스케어 시스템 구축(60억8천만원) 관련 예산을 각각 전액 삭감하는 안을 의결했다. 두 사업 모두 오세훈 시장의 공약 사업이다.

본인의 핵심 사업이 시의회에서 전부 무산되다시피 한 오 시장은,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시와 시 투자·출연기관의 채무는 올 12월 기준 20조4089억원에 달하고, 예산 대비 채무 비율도 22.01%에 이른다”며 “이대로라면 머지 않아 서울시는 재정 ‘주의’ 단체에 지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서울시교육청은 매년 세입보다 세출이 적어 흑자 재정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올해 서울시에서는 교육청에 약 3조7000억원의 예산을 지원했고, 이는 10년 전인 2012년보다 1조원 넘게 늘어난 금액”이라고 밝히며, “교육청 예산 중 시비 비중이 37.9%나 되는데 이제 예산 재구조화가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오 시장은 “지금 곳간을 쥐어짜고도 여력이 없는 빚투성이 서울시 부담을 덜어달라”며 “서울시교육청의 배려와 양보가 필요하다”고 말하며, 시교육청의 예산 비중을 늘릴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