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총이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제정 30주년을 맞아 축하와 우려를 동시에 나타냈다.

교육부,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국가교육회의는 지난 10일 서울시교육청교육연구정보원에서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제정 30주년을 맞아 ‘대한민국 미래 교육자치 선언식’을 개최하고 미래 교육자치 방향 모색과 실천적 대안 마련 등에 관해서 의견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미래 교육을 준비하는 다짐의 내용이 담긴 선언문이 채택되었고, 교사노동조합연맹,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모임, 전국혁신학교학부모네트워크, 교육희망네트워크가 함께 참여했다.

선언식 참가자들은 공동선언문에서 ‘지금 우리는 교육의 전환기에 서 있고 자치와 분권으로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할 때’라고 하며 학생, 학부모, 교직원, 지역사회가 모두 주체임과 각각의 역할을 밝혔다.

이에 한국교총은 “교육발전의 방향과 근간이 돼 온 교육자치를 재음미하고 도약 의지를 다지는 것은 바람직하다”며 “하지만 최근 10년간의 교육자치는 교육감 자치로 변질돼 왔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하윤수 교총 회장은 “헌법이 명시한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 교육제도 법정주의야말로 교육자치의 본령”이라며 “정파 간 세력 다툼과 이념‧편향 대못박기로 얼룩진 교육감 자치를 청산하는 전환점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교총은 1960년, 교육의 자주성, 정치적 중립, 교육법정주의를 명시한 헌법 개정을 국회에 요청해 오늘날의 헌법 가치로서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과 교육제도 법정주의를 확립하고 교육자치제를 이끌어낸 바 있다. 교육자치제는 1961년 5‧16 군사정변으로 폐지되었다가, 1964년 시‧도 단위로 광역화해 부활되기도 했다.

한편 교총은, 2010년 교육감 직선제가 도입되면서 교육자치가 정파 간 세력 다툼으로 전락하고, 교육감 이념에 따른 정책 대못박기로 얼룩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교총은 “교육 자치, 분권이라는 미명하에 유‧초‧중등 교육의 무분별한 시도 이양이 추진되면서 교육에 대한 국가 책무가 약화되고 교육감 자치만 강화됐다”며 “고교체제 개편, 교과서 발행, 교원인사제도 등 교육 분권 추진이 학교 자치, 자율성 확대에 부합하는지 평가부터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교육 분권으로 의무‧보통교육의 전국 수준 유지가 어려워지거나 지역 간 교육격차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하고, 교육청의 재정여건과 교육감 이념에 따라 교육환경의 차이가 심화되고, 학생의 교육 격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이어, “혁신학교 등 교육감표 사업이나 선심성 무상복지, 현금 살포를 남발하기보다는 기초학력 보장, 학급당 학생수 감축과 이를 위한 정규교원 확충, 교실환경 개선 등 학생 교육에 예산이 우선 쓰이도록 해야 한다”며 “국가의 교육적 책무가 담보되는 균형 잡힌 교육자치를 구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