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이 추진해온 ‘혁신교육지구’에 대해 서울시에서 예산안을 대폭 삭감한 것과 관련 시교육청과 서울시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1일 서울시교육청, 25개 자치구와 함께 마을 방과후학교와 마을 돌봄, 청소년 자치활동지원 사업 등을 펼치기 위한 혁신교육지구 내년 예산을 올해 125억원에서 65억원으로 대폭 삭감했다.

2013년부터 시작된 서울형 혁신교육지구는 조 교육감의 역점 사업 중 하나로, 교육청, 서울시, 25개 자치구가 협력해 학교와 학생의 교육여건을 개선하는 지역 교육 공동체 사업으로 문화예술교육, 지역 연계 교과서 개발, 마을 돌봄교실 등 운영 예산으로 서울시교육청과 서울시, 각 자치구가 3분의1씩 부담해 왔다. 하지만, 이번 서울시의회의 예산삭감으로 각 자치구와 시교육청의 부담이 커진 것이다.

조희연 교육감은 23일 서울시의회에 출석해, 혁신교육지구 사업에 대해 오세훈 시장이 입장을 바꿔 예산을 복원해 줄 것을 요구했다.

한편, ‘혁신교육지구’의 예산이 삭감된 반면 오세훈 서울시장의 역점 사업인 ‘서울런’의 예산이 대폭 증액된 것에 대한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서울런’은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무료 인강 지원사업으로 내년도 구축과 운영에 113억원, 멘토 지원비에 55억원등 총예산 168억원을 편성했지만 서울시의회 의원들은 시정질문과 각종 토론회 등을 통해 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지난 8월 시범 사업을 시작한 서울런은 36억 원의 예산이 투입됐지만, 최정순 시의원은 “교육 대상자 및 참여자에 비해 너무 많은 예산이 투입됐다”고 주장했다. 36억 원을 10월 말 기준으로 실제 서울런에 가입한 학생 6600여명으로 나누면 1인당 54만원의 예산이 쓰이는데 효용가치에 비해 들어가는 돈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김경 시의원은 ‘1타 강사’의 강의는 무료이지만 수십만 원의 교재비는 거의 지원이 되지 않는다는 점과 시가 올해 광고비로 16억원을 별도로 사용한 것을 지적했다.

조 교육감은 “서울형혁신교육지구 사업은 서울시, 서울시교육청, 자치구가 공동으로 예산을 분담한 대표적 교육 협력 사업으로 학교와 지역의 교육력을 높이는데 기여했다”며 “서울시 예산이 절반으로 삭감되면서 어린이·청소년의 미래를 위한 교육 활동이 심각한 어려움에 봉착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서울시는 2022년 예산을 역대 최대 규모인 44조원으로 편성했다”며 "어려운 재정 여건 속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무너진 민생을 회복하고 서울의 도약과 성장을 위한 미래 투자를 강화한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지만 어린이·청소년 예산을 먼저 삭감하는 것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