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광주의 한 사립고교에서 8년간 행정실에 근무도 하지 않은 ‘유령직원’에게 급여가 지급된 정황이 확인돼 광주시교육청이 감사를 진행했다.

광주교사노동조합은 지난 16일 조합이 자체적으로 수집한 광주지역 사립학교들의 비리를 발표했다. 광주교사노조는 지난 7일 사립학교 교사 40명이 조합원으로 참여한 ‘사립지부’를 창립한 바 있다.

최근 의혹이 불거진 광주 한 사립학교 행정실 유령직원은 동료 직원과 교사들조차도 그의 존재를 잘 알지 못했다. 교육청은 현장 점검에서 그가 ‘실제 근무를 했다’는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 사립학교라 하더라도 행정실 직원으로 등록되면 시교육청이 급여를 지급한다. 그는 행정실에 직원으로 등록됐지만 실제로는 학교법인 관련 업무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사례는 다른 사립학교에서도 있었다. 광주의 한 여고에서는 이사장의 운전기사가 정년퇴직을 하는 과정에서 ‘행정실 직원’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교직원의 대부분은 이 운전기사가 행정실 직원으로 등록돼 있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학교와 전혀 상관없는 일을 했지만 그의 월급은 시교육청에서 지급됐다.

광주교사노조는 “법인 업무나 이사장의 사적인 일을 보는 직원들의 급여를 주기위해 산하 학교 행정실에 작은 업무를 겸하도록 한 뒤 교육청으로터 급여를 받는 경우가 많다”면서 “법인 업무를 하는 직원들의 실제 업무 내용을 확인해 법인에서 급여를 지출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관련해 시교육청이 관내 모든 사립학교를 대상으로 전수조사한 결과, 유령직원 채용에 따른 위법 사항을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시교육청은 최근 D 고교를 제외한 관내 69개 사립학교를 방문해 행정실 직원들의 복무 현황을 점검했다.

시교육청은 사립학교 행정실 직원들의 ▲실제 근무 여부 ▲업무 분장 현황 ▲학교 업무 외 법인 업무 수행 ▲법인 임원들의 사적 일 수행 여부 등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일부 행정실 직원들이 학교 업무 외 법인 업무를 수행한 사실을 확인했지만 위법한 정도는 아니라고 시교육청은 판단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사립학교 특성상 학교 업무와 법인 업무가 겹치는 경우가 많아 행정실 직원이 법인 업무 일부를 수행한다고 해서 위법하다고 볼 순 없다"며 "행정실 직원들이 법인 임원들의 사적 일을 수행한 경우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