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학생과 가해 학생을 즉시 분리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학교 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학폭예방법)’ 개정안이 지난달 23일부터 시행됐다.

즉시 분리조치 의무화가 실제로 피해학생에게 도움 되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가해학생을 1~3일 동안 피해학생과 분리할 동안 학교폭력 행위를 일시 중단시키고, 신고로 인한 보복폭행이나 2차 가해를 막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가해학생 즉시 분리조치 의무화는 우려되는 점이 많다.

학교폭력은 스펙트럼이 상당히 넓다. 경미한 학교폭력과 심각한 학교폭력이 있고, 일회성 학교폭력과 지속적인 학교폭력이 있다.

이에 따라 학교폭력예방법에서는 사안의 경중에 따라 피해학생을 보호하고 가해학생을 선도할 수 있는 체계적인 장치들을 마련하였다. 그럼에도 사안의 경중에 대한 판단 없이 피해자의 의사에 따라 무조건 분리조치를 하는 것은 학생에 대한 또 다른 인권침해와 수업권 침해를 불러올 수 있다.

이번에 ‘즉시 분리조치 의무화’로 2019년 개정 학폭예방법 이전의 혼란스러운 국면이 재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학교가 다시 학생과 학부모의 전쟁터가 될 것이 우려된다.

이에 전교조는 ‘가해학생의 즉시 분리조치 의무화를 규정한 학교폭력예방법을 학교폭력에 대한 교육적 관점에서 재검토하고 재개정’, ‘개정 학폭예방법 이전의 ‘피해학생 보호조치’가 제대로 시행되도록 지도를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