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비행장 인근에 위치한 고등학교가 에너지절약과 전기세 부담 등으로 선풍기를 가동하면서 더위와 소음 등 이중 곤욕에 시달리고 있다.

수원 K고교는 최근 공공기관의 에너지절약 지침에 따라 평균 28도를 넘는 무더위에만 에어컨을 가동하고, 평상시에는 창문을 열고 선풍기를 트는 등 정부 방침을 따르고 있다.

하지만 창문을 열고 선풍기를 틀 때마다 학교 인근에 위치한 수원 공군 비행장에서의 활주 훈련 비행장 소음이 교실 안에 그대로 전달, 학생들이 소음과 무더위에 지쳐 학습력 저하 등을 호소하고 있어 해당 학교가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특히 이 학교는 평상시에도 비행장 소음으로 인한 학습권 침해에 시달려온 상태에서 최근 에너지 절약 방침과 교육용 전기세 인상 등이 겹치면서 더 이상 단위학교 차원에서 해결할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K고교 교감은 “학교 역시 공공기관으로서 정부의 방침을 따라야 하지만 평균 28도를 웃도는 날씨에만 에어컨을 가동하는 것은 학교현장에서 지킬 수 없는 사안”이라고 호소했다.

무엇보다 학생들이 오후 체육수업을 마치고 교실에 돌아오거나 고층에 위치한 2~3학년 교실이 무더위로 인해 찜통교실이 되기 일쑤여서 시험기간을 맞은 학생들의 학습 피해가 잇따를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측은 쉽사리 에어컨 냉방을 가동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소음에 이어 더위까지 찾아온 느닷없는 불청객에 학생과 교원 모두 곤욕을 그대로 감당하고 있다.

K고교 교감은 “비행장 소음으로 인한 학습권 침해마저 뚜렷한 대안 없이 방치되는 상황에서 학생들이 더위까지 감당하고 있다”며 “학교 차원에서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닌 만큼 우리 학생들을 위해서 교육당국과 지자체의 결의가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