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3법에 반대하며 개학연기 투쟁을 벌이며 법인 설립허가가 취소된 한유총이 행정소송에서 승소하며 법인 지위를 유지하게 됐다. 지난해 4월 서울시교육청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린지 9개월 만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이성용 부장판사)는 지난달 31일 한유총의 법인설립허가 취소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한유총이 개학 연기를 한 것은 위법하지만, 법질서 회복을 위한 한유총의 법인설립 취소는 필요한 것인지 단정짓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 같은 결정에 서울시교육청은 “법원의 판결을 겸허히 받아들이면서도 유아교육 정상화의 절실함과 더 높은 공공성과 투명성을 원하는 국민들의 목소리를 외면한 판결에 깊은 유감”이라며 항소할 뜻을 밝혔다.

시교육청은 한유총의 법인 설립허가 취소 처분은 명백히 정당하며, ‘유치원 3법’이 통과되었고, 이전에도 수년에 걸쳐 집단행동을 통해 유아의 학습권과 부모의 자녀교육권을 침해해 왔다고 주장했다.

한유총은 지난해 3월 ‘개학연기’ 사태를 벌이며, 유치원 3법 취소와 사립유치원 사유재산 허용 등을 주장했다. 당시 서울시교육청은 “사단법인이 목적 외 사업을 하거나 공익을 해하는 행위를 했을 때 설립허가를 취소할 수 있도록 한 민법 38조를 한유총에 적용하겠다”면서 같은해 4월 설립허가를 취소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이에 한유총은 설립허가 취소처분을 취소해 달라고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지난해 7월 집행정지가 받아들여지면서 법인 취소처분의 효력은 1심 판결로부터 30일이 되는 날까지 정지됐었다.

조희연 교육감은 “향후 항소를 통해 한유총 법인 설립허가 취소의 정당성을 명백히 밝혀 유아교육 공공성의 소임을 다하겠다”며 “사회적 책무를 다하는 유아교육 관련 법인 및 유치원에 대해서는 협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고, 유아는 행복하고 학부모는 만족하는 유치원을 위하여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