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25년까지 자사고, 외고, 국제고 등 특수목적 고등학교를 일반고로 전환키로 결정하자, 전국 외고 연합 변호인단은 “균등하게 교육받을 헌법상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반대 의견을 내비쳤다.

변호인단은 지난 6일 교육부가 외국어고 폐지 등을 골자로 2019년 11월 입법예고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에 대해 의견서를 제출했다. 의견서에서 변호인단은 외고 폐지 결정이 헌법상 위배‧위반이라고 강조했다.

교육부는 지난 11월 발표한 ‘고교서열화 해소 방안’에서 2025년 3월부터 고교학점제 도입과 함께 자사고‧외고‧국제고는 일반고로 일괄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위해 올해 하반기에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했다.

이 같은 결정은 특권층의 입시 부정과 설립취지와 다르게 운영되는 자사고‧외고‧국제고로 인해 학교 간 서열화가 생기고, 사교육을 심화시키는 등의 문제가 증대됨에 따라 마련됐다. 교육부 결정에 따라, 특목고의 일반고 전환은 현재 초등학교 5학년부터 적용된다. 자사고 등은 일반고 전환 후에도 동일한 학교명칭을 사용할 수 있으며, 특성화된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다. 전환학교에 대해서는 3년간 10억원을 지원한다.

변호인단은 헌법상 조항을 예로 들며 외고 폐지 결정이 잘못된 것임을 지적했다. ▲학습능력과 소질의 차이에도 획일적인 교육을 강제하여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받을 권리(헌법 제31조 제1항) 침해 ▲합리적 이유없이 과학고(이과 영재)와 외고(문과 영재)를 차별하는 것은 헌법상 평등원칙(제11조) 위배 ▲기본권 제한은 법률로 하여야 함에도 국회를 패싱하고 시행령 폐지라는 방법으로 강행하는 것은 헌법상 기본권제한 원칙(제37조제2항) 위반이라는 것이다.

또한 외고가 폐지될 경우 ▲교육 다양성 결여로 조기 유학 증가 ▲강남8학군 쏠림현상으로 강남 부동산 과열 ▲하향 평준화로 학력 저하 심화 ▲사교육비 급증 등의 부작용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변호인단은 “그간 외고학생들은 사교육을 줄이고 우수한 교사의 지도를 받으며 학교내에서 학력을 증진해 왔는데, 외고가 폐지되면 우수 학생들은 사교육을 통해 학력을 제고할 수 밖에 없어 사교육 시장은 더욱 커지게 될 것”이라며 “교육부는 공청회, 여론 조사, 해당 학교 입장 청취 등 기초적인 여론 수렴 과정도 거치지 않고 폐지라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정책을 일방적으로 강행하는 정책 추진도 의심스러운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서울·고양·부산·세종국제고 등 4개 공립 국제고 졸업생들도 일반고로 전환에 반대하며, 같은날 교육부에 초중등교육법 시행령·규칙 개정에 반대한다는 의견서를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