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서 총선에 출마하고자 하는 분들은 놓아드리겠다고 했다. 부총리 입장은 뭔가?”(기자)

“(놓아드린다는 범위가) 어디까지 인지, 시기가 언제 인지 몰라 말하기 어렵다”(유은혜)

지난 11일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내년 총선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빙그레 웃으며 이같이 말했다. 시인도 부인도 아니지만 교육부 안팎에서는 그의 출마를 기정사실화 하는 분위기다. 총선에서 승리만 한다면 3선 의원으로 당내 입지가 확고해져 정치적 자산이 늘어나기 때문에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한때 유 부총리는 총리 기용설까지 나올 정도로 상종가였다. 교육부 보좌진에 국무조정실 인사를 영입하는 등 미묘한 행보도 보였다. 그러나 조국 사태와 정시 파동을 겪으면서 진보진영 내에서 조차 비판세력이 늘어나자 가능성은 희박해 졌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유 부총리가 물러날 경우 후임은 누가될까. 교육계에서는 현재 10명이 청와대 검증 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산하단체 기관장부터 국회의원, 전·현직 총장, 교수, 고위관료까지 접촉 범위가 다양하다. 하지만 인선에는 역대급 난항을 겪고 있다고 한다.

상당수 인사들이 청문회 부담을 이유로 고사하고 있기 때문. 조국 사태를 지켜보며 가족들에게 못할 짓 이라는 분위기가 팽배해졌다는 것이다. 예전 같으면 부동산 다운계약서, 병역, 논문표절, 위장전입 등이 단골메뉴였다면 이제부터는 자녀의 대학진학이 가장 큰 관심사로 떠오른 탓이다. 사모펀드와 같은 금융투자 내역도 중요 포인트가 됐다.

게다가 유 부총리가 유치원부터 대학입시까지 굵직굵직한 사안들은 모두 가닥을 정리해 버린 상태. 후임자로서는 뒤치다꺼리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는 것도 내키지 않는 대목이다.

그러다 보니 적임자로 여겨지는 인물들은 손사래를 치고, 부총리 인선은 인물난에 시달리는 실정이다. 반대로 자천 후보들은 함량 미달인 경우가 많아 이래저래 고민이 깊다는 후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