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학생부종합전형 선발 비율이 높은 13개 주요대학을 대상으로 학종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 부모의 사회적 지위를 편법적으로 기재하거나, 일부 고교에서는 대학에 제출하는 자료인 ‘프로파일’에 학생부에 기재가 금지된 수상정보, 어학점수, 과거 대학진학실적 등을 기재하는 등의 불공정성이 드러났다. 또한 과학고 출신 고3의 대학 합격자 비율은 111%로 대부분 합격한 반면, 일반고는 5.4%만이 합격해 고교서열화 문제가 심각함을 나타냈다.
5일 발표된 ‘2016~2019학년도 13개 대학 학생부종합전형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각 대학의 평균 내신등급을 분석한 결과, 지원자・합격자의 평균 내신등급이 ‘일반고>자사고>외고・국제고>과학고’의 순으로 나타나 서열화 된 고교체제가 확인됐다.
‘전국 고3 수 대비 13개 대학 합격자 현황’에 따르면, 일반고 학생은 전국 일반고 학생 대비 5.4% 합격하나, 자사고는 28.8%, 외고·국제고는 45.8%, 과고·영재고는 111.5%가 합격했다.
각 유형별로는 학종 합격률은 일반고 9.1%, 자사고 10.2%, 외고·국제고 13.9%, 과고·영재고 26.1%, 수능 합격률은 일반고 16.3%, 자사고 18.4%, 외고·국제고 20.2%, 과고·영재고 24.3%로 큰 차이를 보였다.
또한, 학생부에 ‘부모 실명을 포함한 사회경제적 지위’를 기재할 수 없도록 되어 있으나, 편법적으로 기재한 경우도 많았다. 적발 현황에 따르면, 자소서는 238건 중 214건, 추천서는 128건 중 108건에서 ‘작은 기업을 경영하시는 아버지와’ 같은 표현으로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기재했다.
학생부나 공통 고교정보(고교 프로파일)에 학생부 기재금지 관련 정보가 편법적으로 기재된 경우가 있었다.
고교 프로파일은 대학이 학생선발과정에서 각 학교별 교육과정 및 환경, 여건 등을 고려해 평가할 수 있도록 고등학교가 대학에 제공하는 자료다. 프로파일의 필수정보는 동일한 서식에 따라 입력된다. 추가적인 교육활동, 특징을 기술하는 추가자료는 2216개교 중 840개교(탑재율 37.9%)만 입력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고교가 과거 대학진학실적을 포함하거나, 자소서·추천서 및 학생부 기재금지 항목 정보(어학점수 등)를 간접 제공하는 사례가 나타났다.
그러나 13개 대학 모두 프로파일 활용에 대한 명확한 지침이나 학생부 기재금지 사항 검증을 위한 시스템이 없으며, 별도 불이익 처분도 없었다. 또한 고교유형별 차이가 평가에서 불공정하게 반영될 수 있는 사례나 시스템이 일부대학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평가시스템 상 학생종합전형의 서류평가 시간이 특별히 부족하여 부실 평가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교육부는 서류평가 시스템 내 과거졸업자 진학실적이나, 고교(유형)별 평균 등급 제공 사례, 자소서(추천서)에서의 기재금지 위반 및 표절에 대한 처리가 부적절한 경우 등에 대해 추가 조사를 진행하고, 특정 감사를 실시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행정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아울러 평가과정에서 고교유형에 따른 유불리가 발생하지 않도록하며, 대학의 학생부종합전형 평가요소 및 배점 등 정보 공개 등 평가 투명성·공정성 제고를 위해 가이드라인을 내실화 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할 방침이다.
유은혜 장관은 “학생부종합전형이 지난 10년 동안 양적으로 확대되어 왔지만 질적으로 관리되지 못했다. 학종이 국민들의 불신을 받는 데에 교육부의 책임이 크며, 이번 기회에 반드시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