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청이 자사고, 외고, 국제고를 2025년 일반고로 일괄 전환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교육계에서는 2017년부터 단계적으로 추진 중인 ‘고교체제 개편’이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한계 때문이라고 지적한 가운데, 교육부는 “결정된 바 없다”며 관련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당정청은 지난달 18일 열린 협의에서 ‘자사고·외고·국제고의 일반고 전환’ 관련 논의를 진행했다. 교육부는 당시 보고에서 자사고 등의 설립 근거인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해 고교학점제가 도입되는 2025년 3월부터 자사고·외고·국제고를 일반고로 전환하며, 2020년부터 자사고·외고·국제고의 일반고 전환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일반고로 전환할 경우 지원금 규모를 확대하고, 일반고 전환 후에도 이전과 같이 동일한 학교 명칭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지난 9월 최고위원회의에서 자사고와 외고, 국제고를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상의 근거조항 삭제를 통해 일괄적으로 일반고로 전환할 것을 제안했다. 김 의원은 “일반고 전환에 5년의 유예기간을 둔다면 재학생과 입학 준비를 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예측하지 못한 피해를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교육부의 이 같은 결정은 2018년 발표한 ‘고교체제 개편 방안’의 한계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계획에 따라 교육부는 올해까지 자사고, 외고, 국제고 선발시기를 후기로 변경하고, 2020년까지 운영성과 평가를 통해 단계적으로 일반고로 전환키로 했었다. 그러나 지난 7월 자사고 재지정 평가를 통해 24개 자사고 중 11개 자사고가 점수 미달로 재지정 취소됐지만, 자사고 지정취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 받아들여지면서 2020년 신입생을 모집할 수 있게 됐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교육부는 “고교서열화 해소 및 대학혁신 지원 등에 대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에 있으며, 아직 어떠한 내용도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교육단체들은 이에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이들 학교는 고교 서열화의 핵심으로 과도한 학생·학부모의 고입경쟁과 사교육 고통, 그리고 사교육비 격차로 심화되는 교육 불평등의 문제의 원인이 되어 왔다”며 “정부가 교육부의 계획안을 최종안으로 확정해야 한다. 영재학교, 과학고도 해결해야 한다. 영재성이 발견된 학생을 대상으로 위탁교육을 실시하는 기관으로 전환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실천교육교사모임도 “학종 축소 등 정부의 주요 교육 정책이 시대를 거스르고 입시 부작용을 확장시키고 있다는 우려들이 많이 나왔는데, 이번 교육부 보고는 고교 교육 정상화라는 큰 뜻에 부합하는 조처로 평가한다”며 “당장 시작할 수 있는 일반고와 특목고 간 격차(학생 1인당 교육비, 교사 배치 기준 등) 해소를 위한 제반 조치를 시행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