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교육위원회는 지난 2일부터 오는 21일까지 교육부 등 유관기관 포함 91개 기관에 대해 국정감사를 진행 중이다. 특히 국감 시작일인 지난 2일과 4일은 조국 법무부 장관의 후보자 시절부터 논란이 된 입시 비리가 가장 큰 이슈였다. 이 외에도 교육위 의원들은 사학비리, 자사고‧외고 문제, 학교폭력, 교원성과급, 성범죄 등 지난 1년간 교육 현안에 대해 질의를 하며 국감장을 뜨겁게 달궜다.

입시의혹 특검 등 ‘학종 문제’ 화두

국감에서는 최근 불거진 교육 공정성과 관련해 학생부 종합전형의 문제점을 짚었다. 특히 조국 장관의 자녀로 시작된 각종 입시의혹과 관련한 질의가 큰 화두였다.

교육위 의원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자녀의 논문 저자 등재와 관련해 의혹을 제기하며 특검을 수용하라고 요구했다.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아들의 고교 연구 포스터 제1저자 등재와 관련해 “아들의 스펙을 만들어주기 위해 학생들이 강제동원됐다”고 주장했고,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 조 장관, 황교안 대표, 나 원내대표 자녀 의혹에 대한 특검을 수용하라”고 압박했다.

임재훈 바른미래당 의원은 조국 장관 딸의 장학금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임 의원은 “소천장학회는 2014년부터 장학금을 1, 2학기에 1~4학년 각 1명씩 4명, 2015년 1학기에는 각 학년 1명씩 4명, 2학기에는 1, 2학년 각 1명씩 2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했다. 2016~2017년 1, 2학기에는 조국 장관 딸에게만 장학금이 지급됐다. 특혜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한 의원들 제출한 자료들을 살펴보면 학종 전반에 갖가지 의혹이 많았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대학교육협의회로부터 제출받은 ‘2017~2019학년도 자기소개서 유사도검색시스템 운영결과’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자기소개서 표절이 의심되는 학생은 4350명이었고 이 중 306명이 합격했다.

학생부 정정 건수도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학생부 정정 현황’에 따르면 2016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학생부 정정 건수는 61만9514건이었다.

영역별로 살펴보면, 일명 자동봉진(자율, 동아리, 봉사, 진로활동)이라고 불리는 ‘창의적 체험활동’이 37만6480건으로 절반이 넘는 60%를 차지했다. 이에 교육부는 학생부 비교과 영역 폐지까지 논의 중이다.

이처럼 학생부 불공정성 문제가 점점 늘어나는 가운데, 서류심사와 면접만으로 학생을 선발한 수시 무시험전형에서 서울대‧고려대‧연세대가 8년간 2만여명을 뽑아 입시비리가 있는지 조사가 필요하다는 의혹(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자녀가 교수인 부모의 강의를 듣고 학점을 받는 등 ‘대학판 숙명여고’ 문제도 불거졌다.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2014~2018 교수-자녀 간 수강 및 성적부여 등 학사 운영실태 조사’에 따르면, 전국 184개 대학(조사학교 수) 중 163개 대학(88.6%)에서 교수와 자녀가 함께 재직 또는 재학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해당 대학에서 학생 638명이 부모 교수의 수업을 들었고, 높은 학점을 받았다. 그러나 수강생이 자녀일 경우 신고하도록 하는 ‘사전신고제’를 도입한 대학은 전체의 55.1%에 불과해 미비한 제도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끊이지 않는 자사고‧외고 문제

올해 자사고 재지정 취소로 불거진 ‘자사고‧외고 폐지’ 문제도 국감에서 거론됐다. 자사고, 외고가 본래 교육 목적과 달리 관련 학과 진학률이 낮기 때문에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과 자사고가 고교서열화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현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의견이 대립됐다.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의 ‘2016~2019 외고·국제고·과학고·영재학교 대학 진학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외국어고 졸업생의 어문계열 대학 진학률은 30∼40%에 불과했다. 국제고의 경우도 어문계열 진학생이 4년간 매년 20%대 미만이었다.

자료에 따르면, 외고·국제고 졸업생 대부분은 인문사회계열에 진학했다. 외고 졸업생은 약 46∼53%, 국제고 졸업생은 60∼63%였다. 반면 과학고 졸업생은 매년 약 96%가 이공계열로 진학했으며, 의대에 진학하는 비율은 2~3%였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자사고·외고·국제고가 취지에 맞지 않게 운영되고 성적 우수 학생을 선점하면서 사교육 과열, 고교 서열화, 일반고 황폐화 등 문제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며 “5년의 유예 기간을 두고 자사고·외고·국제고를 일반고로 전환한다면 재학생과 입학 준비를 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회 교육위원장인 이찬열 바른미래당 의원도 비슷한 문제를 제기했다. 최근 4년간 영재학교 졸업생 중 평균 8.2%가 의학계로 진학했다. 이공계 분야의 국가적 인재 양성 지원을 위해 설립된 영재학교가 설립 목적을 위반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영재학교가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적용이 배제되어 선행학습도 가능한만큼 명문고를 선호하는 수요가 영재학교로 쏠리는 등 고교서열화를 낳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김한표 자유한국당 의원은 “자사고가 학생 우선 선발권 때문에 불공정하다고 했는데 자사고는 전체 고교의 0.5%에 불과하다. 자사고의 존재 때문에 공교육이 흔들릴 정도로 허약하냐”며 “자사고가 우수학생을 선점한다는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대법원은 자사고 지정 취소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공교육 정상화는 자사고를 유지한 채 운영방식을 개선하는 방식으로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본 것”이라며 자사고‧특목고를 위한 법률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육부-사립대 교착시키는 교피아

교육부 출신 관료가 사립대 교원으로 재취업 할 경우,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승인을 받도록 하는 등 법령으로 제한하고 있지만, 여전히 ‘교피아’로 사립대에 재직 중인 교육부 출신 관료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사학비리로 이어져 국감에서도 문제로 제기됐다.

이찬열 바른미래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 8월 기준 교육부 출신 관료 중 49명이 사립대 교원으로 재직 중이었다. 4년제 대학 32명, 전문대 17명이다.

이들의 평균 연봉은 8006만원이었으며, 최고 연봉자는 1억7천여만원에 달했다.

교육부 출신 관료는 사립대 교원 재취업과 관련해 「고등교육법」 제14조제2항에 따른 교수·부교수·조교수·강사 및 같은 법 제17조에 따른 겸임교원·명예교수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교원으로 취업하는 경우는 가능하지만, 총장·부총장·학장·교무처장·학생처장 등의 직위에 있는 교원은 제외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4급 이상 공무원은 퇴직일부터 3년 간 퇴직 전 5년 동안 소속됐던 부서 또는 기관의 업무와 밀접한 관련성이 있는 경우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승인 없이는 취업할 수 없도록 했다.

그럼에도 ‘최근 3년간 교육부 퇴직 공직자 재취업심사 현황’에 따르면(여영국 정의당 의원), 교육부 출신 퇴직자 중 재취업 심사를 받은 퇴직자는 총 6명으로, 이 중 5명은 취업가능 승인을 받았으며, 사립대학에 취업했다.

사립대 취업한 이들 중 일부는 사학비리 문제로도 이어진다는 의혹도 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사학비리신고센터를 운영해 300건의 제보를 받고도 권익위로 넘겨 처리는 나 몰라라 하는데, 이는 최소 113명의 교피아가 일선 대학에 재취업을 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에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교육혁신 방안 중에 사립대학 무보직 교원까지 퇴직 공직자 취업 제한 기간 및 심사대상을 확대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학교 안전 사각지대

교육부는 최근 미세먼지로부터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한 체육관 설립, 교실 내 공기정화장치 설치, 국립대학 실험실 안전 및 석면제거를 위한 추경 증액 등 학교 안전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마련했다. 그러나 여전히 학교 환경에 피해를 입는 학생들이 많으며, 안전 사각지대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와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스쿨존 내 교통사고 현황’에 따르면, 교통사고 건수는 총 2458건이며, 31명의 어린이가 목숨을 잃었다. 스쿨존은 학교, 유치원, 어린이집 주변 등 반경 300m 이내의 구간을 어린이들을 안전을 위해 지정하는 보호구역이지만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학교 화재가 급증하고 있지만 스프링클러를 설치한 학교는 21% 뿐이며(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학교 앞은 ‘교육환경보호구역’으로 지정됐지만, 여전히 불법금지시설이 740곳(서영교 의원)에 달하는 등 학생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아울러 대학에도 안전관리 전담부서를 설치한 곳이 14%에 불과했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대학안전관리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년간 전국 344개 대학에서 총 3만1260건의 안전사고가 발생했다. 그러나 안전관리 전담부서를 설치한 대학은 14%(49개교)였고, 자체 규정을 마련한 대학도 15%(51개교), 28.6%의 대학이 1명의 전담인력을 두고 있어 대학의 안전관리 체계를 점검하기 위한 대책이 시급해 보인다.

학폭 은폐, 교육지원청 업무 부담 심각

학폭법이 강화되긴했지만, 여전히 학교 내외에서 학교폭력은 사이버폭력, 언어폭력 등의 새로운 형태로 변화되어 증가하는 추세이며, 그 연령 또한 낮아지고 있다. 이에 대한 문제가 국감에서도 논의됐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최근 5년간 학교폭력 은폐·축소에 따른 징계 현황자료’에 따르면, 2015년 1월 1일부터 2019년 6월 30일까지 총 65건의 학교폭력 은폐·축소에 대한 징계처분이 있었으며 이 중 해임, 정직 등 중징계에 해당하는 사안은 13건이었다.

해당 건수는 2017년 9건, 2018년 17건, 2019년 6월 기준 15건으로 학교폭력 은폐·축소에 따른 징계처분이 최근 3년간 두 배 가까이 증가했으며, 시·도별로는 강원도에서 17건으로 가장 많았고 경북이 12건, 대구·전북이 각 8건으로 그 뒤를 이었다.

이에 교육부는 학폭 예방과 하는 측면에서 교육지원청에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를 설치해 단위학교의 학폭심의 업무를 이관키로 했다. 내년 3월부터 시행될 예정이지만, 이에 대한 준비가 아직 미비해 교육지원청의 부담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학교폭력법 개정에 따른 시도교육청별 추진 현황’ 자료에 따르면 17개 시도교육청 모두 인력 구성과 규모에는 지역별로 차이가 있었다. 학폭업무가 이관될 경우 각 교육지원청이 해결해야 하는 학폭자치심의위의 평균 건수는 주당 최대 10.7건, 평균 4.5건으로 나타났다. 서울은 교육지원청당 공휴일 포함 매일 1.15건씩을 심의해야 할 정도다.

이에 서울은 교육지원청별로 전담 인력을 2명 확충, 부산·광주·전북은 전담인력 구성에 대해 검토 중이다. 교육지원청이 없는 세종은 ‘학교폭력전담지원센터’를 설립해 9명의 전담인력을 둘 계획이다. 그 외 교육지원청의 확충 예정 인원은 평균 1.9명으로, 전담 변호사를 확충할 예정인 교육지원청은 26곳이다.

교사 10명 중 8명 ‘교원성과급 폐지 원해’

대한민국 교사 87.3%가 교원성과급의 차등지급율 축소 및 폐지를 원하고 있다.

서영교 의원(국회 교육위원회, 더불어민주당)이 교육부에서 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교사의 87.3%가 교원성과급 차등지급율을 축소해야한다고 응답한 이유로 ▲교원 간 위화감 조성 및 사기저하(43.2%) ▲성과의 계량화 및 수치화 곤란(34.2%)이 가장 크게 차지했다.

또한 현행 교원성과급제가 ‘성과가 뛰어난 사람이 인사와 급여에서 우대받아야 한다’는 도입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54%로 월등히 높았으며, 교직사회에서 ‘성과상여금제가 정착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반대 의견이 66%로 찬성 8.9%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았다. 이어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조사에서도 교사 약 95%가 ‘교원성과급을 폐지하고, 균등수당화해야 한다’는 의견에 적극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계 성비위 여전…성범죄 교원 증가

교육계에 성희롱·성폭행이 만연하나 성비위 교원 10명 중 4명은 교직 복귀가 가능한 ‘솜방망이 처벌’을 받아 아직도 현장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찬대 의원(국회 교육위원회, 인천 연수구갑)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 3월부터 올해 8월 1일까지 무려 310건의 성비위 사건이 접수됐다.

학교급별로는 대학이 75건(40.3%)으로 가장 많았고, 고등학교 54건(29%), 중학교 38건(20.4%), 초등학교 19건(10.2%) 순으로 발생했다.

특히 교원이 학생을 대상으로 성희롱 등을 저지른 경우가 97건(52.2%)으로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이는 학내 권력에 따른 강압적 ‘갑을’ 관계로 인한 피해가 빈번함을 보여준다.

그러나 최근 3년간 성비위 교원의 43.3%는 강등·정직·감봉·견책·불문경고 등으로 교단에 다시 설 수 있는 징계를 받았다.

지난 2016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성비위로 징계를 받은 전체 교원은 578명에 이른다. 지난 2016년 143명, 2017년 171명, 2018년 169명에 이어 올해 상반기는 이미 95명으로 전반적인 상향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성범죄 유형별로 전체 578건 중 성추행이 280건으로 제일 많았으며 이어 성희롱 192건, 성매매 51건, 성풍속 비위(공연음란, 음란물·음화 제작배포, 카메라 이용촬영) 37건, 성폭행 18건 순으로 나타났다.

교사 유튜버 활동 규제 불필요

교사 유튜버 934명 중 광고 수익자는 단 24명(2.6%)에 불과해 현재 대다수의 교사 유튜버는 수익 창출과 무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찬열 의원(국회 교육위원장, 수원 장안)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동일인이 중복 개설한 42개 채널을 포함해 채널수는 총 976개에 달했다.

유튜브 채널을 개설한 학교급별 교사 현황으로는, 초등학교 449개(46%), 고등학교 276개(28.3%), 중학교 228개(23.4%), 특수학교 13개(1.3%), 유치원 6개(0.6%) 순이었다.

그러나 대다수의 교사 유튜버는 유튜브 광고 수익 최소요건(구독자 1,000명 이상, 동영상 총 재생시간 4,000시간 이상)에 미달돼 수익 창출과 무관했다.

교육부의 ‘교사 유튜브 복무지침’에 따르면, 교사는 「국가공무원법」을 준수해야하며 본연의 직무 수행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활동이 가능하다. 또한 광고수익 발생 시에는 겸직 신고를 해야 한다. 특정 정당 또는 특정인을 지지, 반대하거나 직무 내외를 불문하고 협찬 등을 받아 금전, 물품을 취득하는 행위는 금지된다.

학원 불법행위 적발, 사교육 빨간불

10곳 중 6곳의 학원에서 불법행위가 만연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찬열 의원(국회 교육위원장, 수원 장안)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2019년 학원 합동점검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6월 선행학습 유발 광고, 거짓·과대광고 등의 위법행위를 집중 점검한 결과, 입시·보습학원 43곳 중 28곳(65.1%)이 72건으로 적발됐다.

적발 유형별로, 광고 시 교습비 등 중요정보 미표시가 14건으로 가장 많았고, 수강생 대장 등 장부부실 기재 및 교습비 등 변경 미등록이 각각 7건으로 그 뒤를 이었다. 교습비 초과징수도 3건, 선행학습 유발광고 3건, 성범죄 경력 및 아동학대 전력 조회 미실시도 2건이 적발,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 일대의 고액 입시 컨설팅 업체 14곳 중 4곳(28.6%)이 적발됐다. 그러나 이들 중 등록말소, 폐지, 교습이 정지된 학원은 전무했으며 벌점, 시정명령, 행정지도 조치가 내려졌다.

한편 교습비 기준 없이 과도한 고액을 걷는 문제도 있다. 진학상담·지도 교습과정 교습비 분당 조정기준을 마련한 곳은 전체 177개 교육지원청 중 28곳에 그쳤다.

강남서초 지역은 시간당 30만원으로 총 교습비가 한 달에 630만원, 하루에 200만원으로 등록된 곳도 있었다.

지도교수 갑질…솜방망이 처벌마저 취소

서울 소재 명문대학 교수가 자신의 지위를 악용, 학생의 인권과 학습권을 침해해 학교 측으로부터 솜방망이 처벌을 받았으나 소청심사를 통해 징계 취소를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박용진 의원(국회 교육위원회, 더불어민주당)이 교원소청심사위원회(이하 심사위)로부터 받은 ‘최근 5년간 소청심사 인용 현황 자료’ 분석 결과, 교수의 비위가 심각함에도 대학 징계 서류에 구체적인 내용이 빠졌다며 서류심사로만 징계 취소를 결정한 사례가 드러났다.

박사 논문을 준비하던 A씨는 지난 2017년 잦은 폭언에다 중학생 아들에게 토플을 가르치라며 개인 과외를 요구한 자신의 지도 교수를 학교 측에 신고했다.

또한 해당 교수는 다른 대학원생 피해자 5명에게 미국 유학 중인 자신의 딸로부터 유료로 영어 발음 수업을 듣게 했으며 학생들은 사실상 유도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지난해 1월 대학 측은 윤리 기본규정을 위반한 해당 교수에게 감봉 2개월의 징계를 내렸지만, 해당 교수는 심사위를 찾아가 부당한 징계라며 반발했다.

지난해 9월 심사위는 징계 행위는 인정되나 징계과정상 하자가 있다며 학교 측에서 내린 감봉 2개월을 취소할 것을 요구했다.

최근 5년간 교원소청심사가 인용된 건수를 보면 1,195건으로 전체 처리건수는 3,552건에 이르며, 이 중 모교수 갑질 건과 같은 절차상 하자에 해당하는 사례는 342건이다.

작년 11~12월 교육부 갑질신고센터에 접수된 사건들 중 37%가 6개월이 넘도록 해결되지 않은 채 방치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여영국 의원(정의당, 창원시 성산구)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갑질신고가 이뤄진 기관별로 대학은 35건의 신고 사건 중 22건이 조사중(62.9%)으로 가장 사건처리가 더뎠으며, 교육청은 44건 중 8건이 조사중(18.2%), 기타는 신고된 2건이 모두 처리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불거지고 있는 학내 미투(Metoo) 문제 등 우월적 지위와 권한을 남용해 사회적 약자에게 부당행위를 자행하는 ‘갑질’문제는 꾸준히 지적돼왔다.

그러나 교육부가 갑질신고센터 운영을 소홀히 한 탓인지 신고 건수는 점차 줄고 있다. 운영을 시작한 작년 11월에 44건 이후, 올해 5월엔 4건, 6월엔 2건이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립유치원 ‘비리 공시’ 안 지켜져

사립유치원 사태 이후 교육부가 ‘유치원알리미’에 공시를 제대로 하도록 지침을 개정했지만, 공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용진 의원(국회 교육위원회,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4일 “작년 사립유치원 사태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동탄 환희유치원(현 창의샘유치원으로 변경), 용인 동은아이유치원 등 감사적발에 대한 공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동탄 환희유치원은 성인용품, 루이비통 구매 등 교비로 약 7억원 상당의 금액을 사용한 비위가 적발됐던 유치원이고, 용인 동은아이유치원도 일방적 폐원과 교육청 감사거부로 학부모들과 소송이 있던 유치원이다.

교육부는 지난 국정감사에서 2019 유치원 정보공시 지침을 개정해 법령 위반사항과 조치결과를 모두 공시하도록 했으나, ‘유치원알리미’를 통해 환희유치원(창의샘유치원으로 검색)과 동은아이유치원 및 2019년에 적발된 수원 다정유치원도 조회해본 결과 이들의 비위 내역은 조회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