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이 제정되고, 각 시도교육청에서 ‘청렴교육’을 내세우고 있지만, 학교 현장에는 최근 5년간 151건 액수로는 13억에 달할 정도로 촌지를 받는 행태가 여전히 남아있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교사 금품비위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최근 5년(2014~2019년)간 전국 초중고 교사 금품수수 비위는 151건이 발생했다. 금액은 13억4264만원으로, 비위 1건당 890만원에 해당한다. 금품 수수 품목은 현금, 항공권, 태블릿PC, 진주목걸이, 금반지, 미용실 이용권, 포인트 등으로 다양했다.

금품비위 적발 건수도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2014년은 18건에 불과했던 것에 비해 2018년에는 42건이나 적발돼 2014년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특히, 심각한 것은 고등학교에 금품비위가 집중되었다는 점이다. 학교급별로 살펴보면 고등학교가 적발금액 12억1982만원(91%), 적발건수 65건(44%)으로 가장 많았다. 초등학교는 49건(4089만원), 중학교는 36건(4185만원)이었다.

고등학교 교사는 학생부종합전형의 주요 전형요소인 학교생활기록부를 작성한다는 점에서 학생들의 대학 진학에 큰 영향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교사의 금품수수는 입시부정으로 이어질 수도 있어 심각한 문제다. 그러나 금품 비위의 절반(54.2%, 84건)은 감봉, 견책, 경고 등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다.

무엇보다 교육부는 금품 비위상황을 전혀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 관계자는 “시‧도 교육청이 징계를 어떤 기준으로 했는지 세부적인 내용은 따로 보고받는 게 없고, 징계 과정은 사실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용진 의원은 “교육당국의 부실한 처벌, 무책임한 관리가 교사들의 비위를 키워온 셈”이라며 “고교 교사는 대입전형에 활용되는 생기부 작성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만큼 대입공정성 차원에서라도 교사 금품수수 비위를 근절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이 조속히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