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장이 학교컨설팅 결과에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학교컨설팅 절차가 복잡하고, 외부인으로 구성된 컨설턴트에게 내부사정을 밝히는 게 쉽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어렵게 문제를 오픈했지만 뚜렷한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기 때문.

지난해 관내 교육지원청을 통해 학교컨설팅을 받은 경기 Y초등학교 교장은 “학교컨설팅 절차가 5단계나 되는데 의뢰 성격에 따라 컨설팅 상황이 달라진다”며 “학교가 상황을 진단하고 정리한 후 절차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불편한 관계에 놓인 교원이 부딪혀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학교컨설팅은 문제를 정확하게 진단하는 게 중요한데 학교구성원 간에도 밝히기 꺼리는 사실을 제3자에게 털어놓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라며 “설문이나 상담으로 진정한 속내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없다보니 원인진단과 결과가 피상적”이라고 지적했다.

당시 이 학교는 관리자의 지시를 부당하게 여기고 불응하는 교사를 업무에서 제외시키고 일을 추진하면서 평교사와 관리자 간의 불편한 관계로 골치를 앓고 있었다. 학교장은 해당 교사와 교감이 얼굴 붉히는 장면이 노출되는 것마저 감수하고 컨설팅을 진행했지만 손에 잡히는 결과는 없었다.

사람을 기르는 교단 특성상 심리적인 요인에 의한 관계문제가 주를 이루는데 학교컨설팅은 경영학 관점에서 문제를 수치로 계량화하는 데 주력하다보니 원인진단과 방향설정이 간단치 않았던 것.

학교장은 “컨설팅 후 ‘관계개선 도모’라는 애매한 표현으로 마치 효과가 있는 것처럼 보고하는 걸 보고 기함했다”며 “컨설팅을 하면 효과가 있어야 한다는 맹신도 학교컨설팅에 대한 잘못된 오해”라고 말했다.

전남 K중학교 교장은 “장학은 자발적으로 필요에 의해 이뤄져야 하는데 학교컨설팅 개념이 학교현장에 착근되기도 전에 성급하게 추진되는 것은 유감”이라며 “학교문제는 교내에서 근무하는 교원이 가장 잘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내부장학을 유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