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지원으로 무료공연을 관람한 학생들이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부푼 기대를 안고 1시간가량 이동해 공연장을 찾았지만, 중학생 수준에 맞지 않는 어린이 뮤지컬이 상연됐기 때문.

이 학교 교사들조차 “아무리 무료공연이라고 해도 중학생이 보기에는 맞지 않았다”는 회의적인 반응과 함께 “학생들의 기호와 성향을 파악해 공연을 선정하는 안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J중학교는 지난 4월 S구청의 지원을 받아 교육복지투자우선사업 일환으로 뮤지컬을 관람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러나 공연장소가 서울 강남에 위치한 탓에 학생들한테 너무 멀고 생소한 지역이라는 우려가 제기됐지만, 학생들이 뮤지컬을 무료로 볼 수 있는 기회라는 점 때문에 감행됐다. 그러나 공연을 관람한 학생들 일부는 각종 불만을 토로했다.

J중학교 교육활동지원부 관계자는 “1시간짜리 공연을 보기 위해 서울 강북에서 강남가지 왕복으로 2시간을 투자해서 왔더니 공연이 유치하다는 불만이 가장 많았다”며 “무엇보다 함께 공연을 관람했던 초등학생들이 옆에 있어서 학생들 기분이 더 언짢았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그날 공연을 본 학생들 대부분이 저소득층이어서 뮤지컬을 처음 본 경우가 많았는데 괜히 실망만 안겨준 것 같아 속상하다”고 덧붙였다.

지자체 지원으로 무료공연을 관람했지만 학생들의 기호를 고려하지 못한 공연 선정으로 담당교사의 입장이 난처해진 경우도 있다. 서울 Y공고는 지난해 관내 구청의 지원으로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상연된 국악뮤지컬을 관람했지만, 학생들의 공연 이해도가 현저하게 떨어져 관람 중 대부분이 자거나 휴대폰을 만지면서 시간을 때웠다.

Y공고 교사는 “구청이 공연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공고 학생들의 특성을 감안했어야 했는데 문화예술 기회 제공이라는 점만 내세워 좋은 공연을 충분히 즐기지 못하고 말았다”며 아쉬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