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이 초3, 중1 학생들을 대상으로 기초학력을 진단하고, 그를 예방하기 위한 초2 ‘집중학년제’, 중학생 ‘기초학력 책임지도제’ 등의 방안을 내놨다. 이에 교원단체들은 대체로 환영하면서도 진단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각 학년 발달과업과 성취수준에 맞는 진단도구 개발 등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우려를 표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배움이 느린 학생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기초학력 진단-보정시스템 활용을 강조하며 지원보다는 진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비판하며 실효성 있는 대책과 지원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기초학력 부진의 문제는 진단이 안 되어 발생한 것이 아니며, 이미 학교에서는 다양한 방식으로 기초학력 진단이 이루어지고 있다. 교사가 해당 학생의 기초학력 진단을 가장 잘할 수 있음에도 진단 도구에만 천착하는 것은 원인을 잘못 짚었다는 것이 전교조의 입장이다. 또한 이 같은 진단이 오히려 교육 주체인 교사들의 자발성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전교조는 기초학력 미달의 다양한 원인에 따른 맞춤별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교과지식만을 기본학력의 개념에 포함했을 때 학교 현장은 학업 성취에만 몰두하게 되며, 이는 또 다른 사교육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전교조는 “기초학력 미달의 원인은 가정·환경적 요인에 기인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기초학력 부진학생에 대한 심리적·정서적 지원에 훨씬 더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학부모의 지원과 함께 교육기관과 사회가 각각 담당해야 할 역할을 구분하여 제도적 지원대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학생 맞춤형 교육이 가능하도록 학급당 인원수와 수업시수 감축, 과도한 행정업무 경감 등 기초학력 보장 방안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당부했다.

좋은교사운동도 “단계적 학습안전망을 고려한다는 점에서 진일보했다. 단위학교에 집중되었던 책임을 교육지원청, 교육청 및 유관기관이 나누어지겠다는 의지가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좋은교사는 “그동안 사용되었던 진단 도구가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을 정확히 진단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평가원에서 검증된 진단도구를 개발해서 학교와 지역학습도움센터에서 시행하는 등 각 학년 발달과업과 성취수준에 맞는 진단도구를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좋은교사는 전문성을 가진 교사, 학습자의 특성에 맞는 다른 교수학습 프로그램, 읽기가 어려운 학생들에게는 1주일에 2~3회 정도의 강도 높은 프로그램이 6개월 이상 시행되는 등 지속성과 강도 높은 종합적인 지원을 요구했다.